연화장에 온기와 사랑 가득하길…신현옥 '속삭임' 작품 기증
슬픔이 공기를 집어 삼키는 곳, 산 자가 죽은 자를 보내는 곳에 따뜻한 색감의 작품이 내걸렸다. 황소와 새, 형형색색의 꽃들이 어우러져 미처 다 하지 못한 따뜻한 사랑을 속삭이는 듯 하다. 신현옥 서양화가(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장)가 최근 수원시연화장에 기증해 승화원에 걸린 100호짜리 작품 ‘속삭임’이다.
황소는 조상 세대인 1세대를, 형형색색 그려진 꽃은 중간 세대인 2세대, 황소의 귀에 올라 탄 새 한 마리는 자녀인 3세대를 뜻한다. 이 세 가지를 융합해 효를 근본으로 가정에서부터 행복과 사회성을 회복해 사회의 번영을 바라는 의미가 담겼다.
신 작가에게 ‘속삭임’은 먼저 떠나보낸 남편에 대한 애틋함을 담은 소중한 작품이다. “남편이 편찮으실 때 다섯 살 짜리 손녀가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있는 것을 보고 속삭이는 따뜻함을 느꼈어요. 돌아가실 때 가장 먼저 목소리가 사라지던데 속삭이는 사랑의 의미를 담아 제목을 지었습니다.”
연화장이 슬픔을 넘어 더 큰 추모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신 작가는 이 소중한 작품을 수원시연화장에 기증했다. 차디찬 연화장에서 사랑과 가족, 효의 의미를 담은 미술 작품으로 소중한 가족을 떠나 보내는 유족에게 위로를 건네고 연화장에 따뜻한 이미지가 입혀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속삭임’이 걸린 승화장 중앙 기둥의 좌측 한 편엔 그의 남편이 2년 전부터 잠들어있다.
지난 16일 수원시연화장에서 열린 ‘신현옥 작가 미술작품 전시 감사 행사’에선 작품 설명회와 감사패 전달식이 열렸다. 신 작가는 문화·예술이 풍성한 장사시설 공간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수원시의 상징적인 효와 관련된 의미있는 작품을 시민들이 감상하는 데 공헌한 뜻을 인정받아 이날 감사패를 받았다.
수원시연화장엔 신 회장이 지난 5월부터 선보인 ‘수원시연화장 메모리얼 효 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한국 치매미술치료협회 소속 회원 노인 작가들이 그린 작품 500점을 내걸어 많은 이들에게 모두의 삶의 여정을 돌아보게 하고 가족과 이웃을 돌아보게 한다.
허정문 수원도시공사 사장은 “효를 바탕으로 한 깊은 의미를 담은 대작을 선뜻 기증해주셔서 감사하다. 연화장에서 소중한 가족을 떠나 보내는 유족들이 슬픔을 넘어 더 승화된 추모와 명복을 비는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한다”며 “수원연화장이 더 깊은 철학적 사색과 치유의 공간이 되길, 어르신을 공경하는 의미가 담긴뜻이 추모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며, 이러한 정신을 본받아 시민들의 장례를 더욱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차가울 수 있는 승화원의 이미지에 온기가 더해져 고인을 잃은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길, 또한 유족이 치유 받고 일상으로 무사히 복귀해 효를 전파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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