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 기영이’ 맘껏 그리고 싶어”…이우영, 하늘에서 소원 이뤘다

저작권위 “캐릭터 9종, 공동등록 말소”
문체부 “창작자의 권리보호 노력할 것”

故 이우영 작가가 만화 ‘검정고무신’ 주요캐릭터에 대한 온전한 권리를 찾았다.

17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저작권위원회는 16일 캐릭터 9종에 대한 공동저작자 등록을 직권말소 처분했다. 말소 대상은 기영이와 기철이를 비롯해 땡구, 기영이 아빠‧엄마‧할머니‧할아버지, 도승이, 경주다.

이 캐릭터는 이우영 작가의 순수창작물이지만 2008년부터 4명이 공동저작자로 등록됐다. 이 작가 외에 동생인 이우진 작가와 스토리 담당 이영일 작가, 캐릭터 회사 대표 장진혁씨도 이름을 올렸다.

장 대표 등이 공동저작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이우영 작가는 캐릭터 사업에 대한 수익을 제대로 배분받지 못했다. 권리를 찾기 위해 소송에 나선 작가는 “내가 만든 캐릭터를 장 대표 등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그리지도 못한다”며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공방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작가는 올해 3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4월 유족 측은 저작권위에 저작자 등록말소 요청을 했다. 저작권위는 청문절차를 통해 이 작가만 캐릭터 저작자라는 점을 확인하고, 7월12일 직권말소 처분을 결정했다. 이후 30일간 당사자의 이의제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3인에 대한 등록 말소가 확정됐다. 저작권위에서 직권으로 저작 등록을 말소한 것은 2020년 8월 ‘직권말소 등록제도’ 도입 후 첫 사례다. 저작권위 관계자는 “실제 창작에 참여하지 않은 자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데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