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도우미도 현금 준다" 막말... 해경, 징계 없이 전보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 지적

해양경찰청. 경기일보DB

 

해경이 “난 유흥업소 도우미에게도 현금을 준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A총경에 대해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며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 6월20일  A총경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A총경에 대해 불문 처분 조치했다. 이후 해경은 지난 7월5일 A총경을 남해해양경찰청으로 전보 조치했다.

해경 본청 대변인을 지내다 올해 1월28일 제주해경서장에 취임한 A총경은 지난 4월13일 제주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을 하는 등 추태를 부린 이유로 감찰 조사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A총경은 당시 자신의 생일을 맞추는 사람에게 현금 1만원을 주겠다며 내기를 했고, 기자가 돈 받기를 거부하자 “나는 유흥업소 도우미에게도 현금을 준다”는 식의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A총경은 인사말을 하는 과정에서도 술에 취해 “내가 B서장 보다 높다”는 발언을 하며 제주해양경찰청장이 있는 자리에서 마이크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A총경은 제주해경서장 취임 82일 만인 4월19일 대기발령 처분을 받고 감찰 조사를 받았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술에 취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간부를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린 뒤 아무런 징계 없이 전보 조치한 것은 전형적인 ‘제식구 봐주기’인 것”이라며 “같은 조직이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제주해양경찰서장 취임 3개월 만에 지휘권을 박탈하는 등 인사조치가 이뤄졌다”며 “징계요구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