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다자녀 지원정책 들여다보니…'

세종 다자녀 가구 기준 2명 완화해 선도적 지원…실질적 혜택 미미 지적도

세종시청(왼쪽), 세종시교육청 전경

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다자녀 기준을 기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하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세종의 다자녀 지원 혜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종의 경우 이미 다자녀 가구 기준을 선도적으로 완화해 저출산 대책을 시행하고는 있으나, 혜택이 미미하다는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지역 차원의 다자녀 우대정책과 함께 다자녀 우대카드 활용처 확대 등 다자녀 가구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서비스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세종시, 교육청 등에 따르면 '세종시 출산 장려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세종시 다자녀 가정은 2자녀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선 2명 이상 혹은 3명 이상의 다자녀 가정에 '다자녀 우대카드'를 통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세종은 2014년 '세종다자녀 아이사랑카드'를 발급하면서 지원을 시작했다.

다자녀카드는 세종에 주소를 두고 막내자녀의 나이가 만 15세 이하인 두 자녀 이상 가정의 부모 중 1인이 발급받을 수 있다. 현재 다자녀 카드 발급자는 모두 8072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요 혜택으로는 △교육할인(학원업종 10% 청구할인) △무이자할부(전국 백화점, 의류점 등 BC카드 가맹점 이용시 2~3개월 무이자할부) △주유할인(GS칼텍스 주유소 리터당 50원 청구할인) △국립박물관 무료입장(공주박물관·부여박물관·칠백의총·아산현충사) △쇼핑할인 (하나로클럽·하나로마트·농협주유소 등 농협판매장 이용 시 5% 청구할인) △서적할인(교보·영풍·반디앤루니스·예스24 3% 청구할인) △호텔 콘도할인(전국 유명 호텔·콘도 이용시 30-70% 할인) △자녀사랑아이보험 무료가입(사고발생기준 만18세 이하자녀 모두 혜택) △영화할인(1500원 청구할인) △주요 놀이공원 본인자유이용원 50%청구 할인 등이 있다.

또 다자녀카드 소지 가정 구성원은 조례에 따라 △장난감 대여 서비스 이용요금 50% 감면 혜택(공동육아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종합복지센터 사용료 50% 감면(종합복지센터 운영 및 관리에 관한 조례) △다함께돌봄 서비스 우선 제공(다함께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 △3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에 한해 보건소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 감면(보건소 수수료 등 징수 조례) △주차요금 50% 감면(시청사 및 조치원읍 행정복지센터 부설주차장 관리 및 운영 조례) △주민편익시설(수영장, 목욕탕, 사우나시설)의 사용료 50% 감면(폐기물처리시설 설치운영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조례, 2005년 이후 셋째 이상 자녀를 출산한 다자녀 가정의 부모와 자녀) △체육시설 이용요금 30% 감면(체육시설 관리 운영 조례) △세종시티투어 이용요금 50% 감면(관광 진흥 조례) 등의 지원을 받는다.

세종시 다자녀가정 우대 협력업체 현황. 자료=세종시 제공

하지만 타 시·도와 비교해 혜택이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자녀 아이사랑카드 소지 시 우대하는 '우대 협력업체 가맹점'이 턱없이 적을 뿐더러 실용적이지 못한 혜택도 적잖기 때문이다.

특히 다자녀아이사랑 카드 우대 협력업체는 올해 4월 기준 5곳에 불과해 '생색내기용'이란 비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가맹업체는 2017년 12곳에서 2021년 8곳, 2023년 5곳으로 줄어든 상태다. 실질적인 체감을 느낄 만한 혜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가맹점 모집을 위해 사업주들과 접촉을 하고 있는데, 사업주들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주들이 카드사 혜택만 일부 받을 수 있을 뿐, 시 차원에서 주어지는 혜택이 전무한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출산장려금 역시 자녀 숫자와 상관없이 아이당 120만원을 고수하고 있다. 타 지자체가 자녀수에 따라 많게는 1000여만원 이상씩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생색내기용 수준이다.

세종시교육청은 2024년부터 3명 이상 다자녀 가구에 혜택을 줄 예정이다.

임채성 시의원이 대표 발의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세종시교육청 다자녀 학생 교육비 지원에 관한 조례'에는 다자녀 가정의 자녀교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출산장려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다자녀 학생의 교육비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조례에 따라 현장학습, 수학여행 등 교육비 중 수익자부담경비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조례 시행시 3자녀 이상 가구에 1인당 20만원씩 연 8억원의 예산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2자녀 이상까지 지원 대상이 확대될 경우 현재 추산한 예산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51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시교육청은 보고 있다.

실제 시교육청의 중기 학생배치계획(인구 총조사 통계청 자료 반영)에 따르면 학령기 자녀수(미성년자 자녀수 - 영유아 자녀수)를 보면 3자녀 가구 지원 시 총 4010명에서 2자녀 가구 지원시 지원 대상은 2만5800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