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몰려와 싹쓸이할까…미술 성찬 차리는 '프리즈+키아프'

내달 6~10일 코엑스 개최
전세계 330개 화랑 집결
마티스·피카소·호크니 등
해외 갤러리 걸작 대거 공수
국내 화랑도 K아트로 맞불
엔데믹에 中·日 관객 기대

안드레아 바카로 'Judith with the Head of Holofernes'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폴 세잔, 루치안 프로이트, 파블로 피카소, 조안 미첼, 데이비드 호크니, 루초 폰타나 등 거장들의 걸작이 서울에 온다. 유영국, 이성자, 박서보, 최욱경 등 한국 대표 작가들도 나란히 큰손을 맞는다.

9월 서울을 '아시아 미술 수도'로 탈바꿈시킬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가 돌아온다. 프리즈 서울(9월 6~9일)과 키아프(9월 6~10일)가 나란히 6일 코엑스에서 개막한다. 키아프 서울은 코엑스 A, B홀과 그랜드볼룸을 포함한 1층, 프리즈 서울은 3층 C, D홀에서 진행된다. 참여 화랑만 330개에 달하는 두 행사는 17일 첫해 혼잡했던 관람 동선을 효율화하는 등의 개선안을 공개하고, 참가 화랑과 주요 작품의 면면을 공개했다.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특별 전시를 두 페어가 모두 열어 K아트 쇼케이스 역할에 도전한다.

제2회 프리즈 서울에는 국내 26개 화랑을 포함해 세계 120개 화랑이 집결한다. 두개의 특별 섹션으로 아시아 젊은 갤러리 솔로 부스인 '포커스 아시아'가 10명의 젊은 작가를 소개하고, 고대부터 20세기 예술을 아우르는 프리즈 마스터스가 마련된다. 14인의 영상을 소개하는 프리즈 필름, 콜드 등의 공연을 여는 프리즈 뮤직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빅4' 갤러리부터 일제히 대표 작가들을 가지고 방한한다. 하우저앤드워스는 조지 콘도, 폴 매카시, 데이비드 즈워너는 캐서린 번하트, 로즈 와일리, 가고시안은 조너스 우드의 정물화와 백남준 'TV 붓다'를, 페이스는 로버트 나바, 로런스 위너를 간판으로 내세운다. 리만 머핀은 한국 작가 이불, 성능경을 내세우고 데이비드 코단스키는 메리 웨더퍼드로 솔로 부스를 만든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제시카 실버먼은 우디 드 오셀로의 조각을 선보이고, 더 모던 인스티튜트는 월터 프라이스, 키앙 말랑게는 대만 작가 저우위정을 선보인다.

작년에 걸작들을 대거 공수해 큰 화제를 모았던 마스터스 섹션에서 시카고의 그레이 갤러리는 첫 참가를 기념해 짐 다인,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등을 대거 공수한다. 피터 해링턴은 희귀 서적과 필사본을 전시한다. 악셀 베르보르트는 윤형근과 루초 폰타나, 귄터 워커의 작품과 함께 희귀한 크메르 신상 등 유물을 공개한다. 스테판 옹핀 파인아트는 폴 세잔, 루치안 프로이트, 앙리 마티스, 조안 미첼, 파블로 피카소 등 거장들이 종이에 그린 작품을 엄선해 전시한다. 로빌란트보에나는 안드레아 바카로의 17세기 걸작을 공수한다.

한국의 국제갤러리는 최욱경 박서보를, PKM갤러리는 유영국, P21는 최정화를 출품한다. 마스터스 섹션에서 갤러리현대는 서정적 추상화를 추구해온 이성자 솔로 부스를 연다. 포커스 아시아에서 신생 갤러리 실린더는 유신애를 소개한다. 올해는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가 신설돼 섬유예술 작가인 우한나 작가가 전시에 나선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올해는 엔데믹으로 일본, 중국 관람객도 늘어날 거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아트바젤 홍콩과는 경쟁이 아닌 상생하는 관계다. 서울의 문화 예술 지형도는 정말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두 도시를 통해 아시아 전체 미술시장이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22회 키아프 서울(Kiaf SEOUL)은 20개국 210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참여 작가만 1300여 명에 달한다. 작년 프리즈 서울의 위세에 눌렸던 키아프는 올해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젊은 작가의 신작들을 대거 전시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과 키아프 특별전으로 박생광과 박래현 2인전 '그대로의 색깔 고향'도 연다. 인천국제공항에도 30인의 작가를 모은 특별전시를 연다.

갤러리 현대에서는 라이언 갠더의 작품을, 박여숙 화랑에서는 박서보와 하종현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우환의 작품은 다수의 참여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BHAK는 개관 30주년을 맞아 윤형근 회고전을 마련했다. 학고재는 장승택, 표갤러리는 백남준과 김창열, 선화랑은 이숙자, 조현화랑과 우손갤러리에서는 숯의 작가 이배의 작품을 선보인다.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영국의 신진 작가 세바스찬 쇼메톤 신작을 선보인다.

작년 첫선을 보인 키아프 플러스는 올해 메인 홀과 바로 연결되는 코엑스 그랜드볼룸으로 자리를 옮겨 작년 위성 전시로 열린 설움을 떨친다. 일본의 비스킷 갤러리, 미국의 스위블 갤러리 등이 해외에서 참여하며 국내에서는 옵스큐라, 엘리제레, 갤러리 스탠 등 30개 갤러리가 기량을 뽐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서울의 밤도 미술로 물든다. 한남, 청담, 삼청 세 곳을 중심으로 늦은 시간까지 갤러리, 뮤지엄 등에서 전시를 관람하고 파티를 여는 한남 나이트(5일), 청담 나이트(6일), 삼청 나이트(7일)도 차례로 열린다. 황달성 키아프 운영위원장은 "프리즈와 가격 차가 있어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겠지만, 키아프만의 장점을 살려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두 행사의 VIP 입장은 6일 오후 1시부터다. 전일 관람 및 7일 오전 11시부터 입장 가능한 프리뷰 입장권은 25만원, 일일 입장권은 8만원.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