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무단설치 물놀이 시설 초등생 형제 휩쓸려...식당 업주 입건

장성군 북하면 내장산국립공원 기슭 남창계곡. [연합뉴스]

계곡에 물막이 시설을 무단 설치·운용하다 물놀이 중이던 어린 형제를 큰 위험에 빠뜨린 식당 업주에 대해 경찰이 형사처분을 검토하고 있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17일 남창계곡 일원에서 피서객을 대상으로 식당을 운영 중인 업주와 종업원 등 2명을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복일 휴일이였던 15일 오후 4시쯤 장성군 북하면 남창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A군(10)과 동생 B군(9) 등 2명이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계곡 옆 식당은 시멘트 구조물로 물을 막아두고 사설 물놀이장처럼 운영을 했다. 주인의 지시를 받은 아르바이트생이 사전 공지 없이 수문을 열고 파이프관으로 물을 빼면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9)군과 B(8)군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으나 수문에 의한 빠른 급류를 피하지 못했다.

형제 중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동생 B군은 수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약 2∼3ｍ 단차가 있는 배수관 아래로 추락해 의식을 잃었고 형인 A군은 수문에 걸린 채 물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때 주변에서 물놀이를 하던 고등학교 3학년생 두 명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빠르게 형제를 구조했다.

당시 B군은 의식이 없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였는데, 두 학생이 빠르게 기도를 확보한 뒤 B군의 아버지가 심폐소생술을 시작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현재 A군과 B군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식당 측이 남창계곡을 찾은 피서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위해 계곡물을 가두고, 사나흘에 한 번씩 수문을 열어 물갈이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물막이 시설과 평상 등 시설물을 점유 허가 없이 설치한 하천법 위반 사항은 담당 지방자치단체 고발 절차에 따라 수사할 예정이다.

형제를 구한 고교생 2명에게는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조서현기자 rlayan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