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약발 다했나…고점 찍고 16조 넘게 증발한 ‘에코프로 형제’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8. 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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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스크린에 에코프로 차트가 띄워져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때 150만원을 넘어서던 에코프로의 주가가 110만원으로 내려오는 등 국내 증시를 휩쓸었던 에코프로 형제가 시들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에코프로 형제들의 시가총액도 20여 일 만에 16조원이 넘게 증발했다. 이차전지로의 수급 쏠림현상이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111만4000원에 마감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7.71%가 빠졌다. 에코프로의 주가가 지난달 26일 장중 153만90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고점 대비 27.61% 하락한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 에코프로비엠은 31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고점 대비 40.89%가 넘게 빠진 수준이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를 2692억원 어치 팔아치우고 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 순매도 1위다. 에코프로비엠 또한 21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6일 32조6987억원까지 올랐던 에코프로의 시가총액도 이날 기준 29조66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도 44조4996억원에서 31조1008억원으로 줄었다.

에코프로 형제의 시가총액이 20여 일 만에 16조4000억원 넘게 사라진 것이다.

에코프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으로 새로 편입됐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지는 못했다. 지난 10일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MSCI는 8월 정기 리뷰에서 한국 지수에 에코프로, 한미반도체, 한화오션, JYP Ent.를 새로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5월 정기 리뷰에서 편입 유력 종목으로 꼽혔다가 극단적 가격 상승 조건에 걸려 편입이 불발된 바 있으나 이번엔 편입에 성공했다. 이러한 호재에도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건 해당 이슈가 주가 상승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되려 주가 상승 재료가 소멸했기 때문이다.

전일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6만원(6.40%) 내린 102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지난 11일에 이어 사흘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차전지주가 고점을 지나 조정 기간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 주가 급락에 그동안 쏠렸던 수급이 차익 실현에 매도세로 전환하고 있다”며 “특히 초전도체 테마가 형성되면서 수급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옮겨가는 점도 이차전지 업종의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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