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이 김서현에게 건넨 한 마디 “나는 갖고 싶어도 못 갖는 재능, 자신감 잃지 말자”
한화 이태양(33)은 16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리고는 “저 같은 선수 하나 있으면 감독·코치님이 편하실 것 같다”고 넉살 좋게 웃었다. 그의 말처럼 올 시즌 이태양은 불펜이든 선발이든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다. 불펜으로 38차례 등판해 50이닝을 소화하며 늘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선발 투수로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았을 때도 그랬다. 4월 23일과 5월 20일, 모두 LG를 상대로 2차례 선발로 등판해 각각 2이닝과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대체 선발로 정해진 투구 수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120% 소화했다.
이태양은 이제 남은 시즌을 대체 선발이 아닌 5인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나서야 한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부진하던 장민재와 한승혁을 엔트리 말소하고, 대신 이태양과 김서현을 선발진에 올렸다. 16일 NC전은 선발진 개편 후 첫 경기였다. 이태양이 첫 단추를 더할 나위 없이 잘 끼웠다.
이날 이태양은 투구수 80구를 배정받았다. 한화 벤치는 원래 60구 정도를 주문했다. 이태양이 “그건 아닌 것 같다. 80개까지는 던질 수 있다”고 나섰다. 선발 투수로 책임감이 컸다. 결과적으로 이날 이태양은 5이닝을 막으면서 63구를 던졌다. 투구 내용이 워낙 깔끔했던 덕이다. 이태양은 “긴 이닝을 던져야 하니까,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려고 했다. 야수들이 좋은 수비로 뒷받침을 잘해줬다”고 말했다. 다음 등판부터 순차적으로 투구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태양이 건넨 바통을 이제 신인 김서현(19)이 넘겨받는다. 17일 NC전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로 등판했다. 김서현은 제구 난조 등으로 부진을 거듭하다 6월 초 퓨처스로 내려갔다. 지난 11일 두산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구원으로 2.2이닝 동안 6볼넷, 2사구, 3안타로 4실점 했다. 아웃 카운트 8개를 잡는데, 81구나 던졌다.
이태양은 “그날 끝나고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했다. 본인이 느끼는 바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이태양은 후배에게 자신감을 강조했다. 김서현은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진다. 그 자체가 엄청난 재능이다. 이태양은 “저는 갖고 싶어도 못 갖는 재능”이라면서 “마음속으로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야구를 하면 좋겠다. 나이가 무기 아니냐. 자신감 느끼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SSG에서 뛰었던 이태양은 올 시즌 FA로 한화에 돌아왔다. NC전 선발승은 한화 소속으로 2017년 6월 18일 이후 6년 2개월 만이다. 이태양은 “한화 이글스에 대한 애정이 늘 있었으니까, 돌아올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전 소속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이태양은 “SSG에서 좋은 동료들 만나서 큰 경험을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했다. 후배들에게도 그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주연은 아니었지만, 큰 경기를 해보면서 야구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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