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자" 요구 거절 노래방 종업원 살해한 60대 징역 20년

법원 "스토킹 불안감 호소하다 사망, 고통 가늠 못해"
범인은 살해 후 자해했으나 회복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사귀자"는 요구를 거절한 노래방 여성 종업원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6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허정훈)는 17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6)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18일 오후 8시24분쯤 전남 고흥군 한 노래방에서 여종업원 B(52)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A씨는 노래방을 여러 차례 이용하다 호감을 갖게 된 B씨에게 교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B씨를 살해한 뒤 자해를 시도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A씨와 B씨를 발견하고 두 사람을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회복된 반면 B씨는 숨졌다. A씨는 사건 발생 전에도 B씨에게 수십 차례 문자와 전화를 했으며, 집까지 찾아가 난동을 피운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스토킹으로 인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렀으며 그 고통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술에 취해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순천=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