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줄었는데 14년 제자리...레미콘, 증차조건에 조업일수 포함

지영호 기자 2023. 8. 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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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신규 등록이 제한됐던 레미콘 믹서트럭의 증차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2009년 용역을 수행한 한국건설기준연구원은 믹서트럭의 변수를 △평균임대가격 △레미콘 출하량 △가동률로 잡았고, 2011년 국토연구원은 △임대단가 △등록대수 △레미콘 출하량으로 잡았다.

지난달 기준 전국 레미콘 믹서트럭 등록대수는 2만6455대로 영업용 2만2648대, 자가용 3807대다.

레미콘업계는 지난해 출하량 1억4082만루베와 등록대수 2만6326대 기준으로 약 1660대의 믹서트럭을 증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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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뉴스1) 구윤성 기자 = 5일 오후 경기도 안양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믹서트럭이 콘크리트 혼합물을 나르고 있다. 2023.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4년째 신규 등록이 제한됐던 레미콘 믹서트럭의 증차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정부가 증차 결정 요인에 조업가능일수를 반영키로 확정하면서다.

17일 국토교통부와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 산하 건설기계수습조절위원회는 건설기계 수급조절 예측모형에 조업가능일수를 새로운 변수로 포함했다. 국토연구원이 만든 새로운 모형에 들어가는 변수는 종전 모형에서 포함된 건설투자전망, 건설물가지수, 임금, 차량등록대수 등이 있는데 조업가능일수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번 모형 제각각...공인 통계만 활용키로
정부가 새로운 예측모형을 도입하고 변수를 포함한 것은 시장 수요와 달리 이해관계자의 입김에 따라 기준이 매번 달라지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7번의 수급조절 연구에 활용된 변수들이 모두 일치하지 않고 민간에서 제시하는 비공식 숫자나 기간도 제각각인 통계를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공인된 통계를 바탕으로 수급상황을 아우르는 예측모형을 도입해 안정된 건설기계를 공급하겠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책의 이해당사자들이 임대단가나 가동률 같은 통계청 승인 통계가 아닌 자료를 활용해왔다"며 "매번 룰이 바뀌면서 유불리에 따른 자의적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2009년부터 적용된 건설기계 수급조절제도는 2년마다 심의하는데 심의 때마다 예측모형에 들어가는 변수는 매번 달라졌다. 2009년 용역을 수행한 한국건설기준연구원은 믹서트럭의 변수를 △평균임대가격 △레미콘 출하량 △가동률로 잡았고, 2011년 국토연구원은 △임대단가 △등록대수 △레미콘 출하량으로 잡았다. 또 2013년 건설기계산업연구원은 △임대단가 △레미콘 출하량을, 2015년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임대단가 △등록대수 △레미콘 출하량을 변수로 삼았다.

같은 연구단체가 수행한 용역의 모형 변수도 수시로 달라졌다. 2017년 국토연구원은 2011년 모형에 도입한 등록대수와 레미콘 출하량을 빼고 주거용 건설투자를 새로운 변수에 포함시켰고, 2019년 건설기계산업연구원은 전기등록대수를 신규 변수로 도입했다. 2021년 용역을 수행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15년 기존 변수를 모두 제외시키고 △건설투자 △건설중간재물가지수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했다.

조업가능일수 포함...14년 숙원 풀리나
조업가능일수가 건설기계 수급조절 모형의 변수에 포함되면서 증차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016년 도입된 8·5제(근무시간 오전 8시~오후 5시)에 이어 2021년 수도권, 지난해 전국으로 순차적용된 토요휴무제로 레미콘 기사의 근무시간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레미콘 기사의 안전운행 필요성이 커지면서 도입된 제도지만 공기를 맞춰야 하는 건설현장은 반대로 수급불안을 겪고 있다. 건설현장은 토요휴무가 적용되지 않고 급한 경우 24시간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까닭이다. 최근 레미콘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달 기준 전국 레미콘 믹서트럭 등록대수는 2만6455대로 영업용 2만2648대, 자가용 3807대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업용 기사의 80%는 노조에 가입돼 있다. 이들이 운송거부를 무기로 운송비 인상을 요구하면 레미콘업계는 매출감소를 우려해 대부분 수용해왔다. 레미콘업계는 지난해 출하량 1억4082만루베와 등록대수 2만6326대 기준으로 약 1660대의 믹서트럭을 증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8·5제와 주5일 근무로 레미콘 기사의 근무일수가 감소하면서 그만큼 현장에서는 레미콘 믹서트럭 부족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건설기계 공급이 이뤄지도록 제대로 된 수요예측 모형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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