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라면 어디까지 먹어봤니”…이열치열 ‘맵부심’ 최종 승자는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8. 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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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라면 즐기는 MZ세대에
라면업계 ‘더 맵게’ 경쟁 넘어
앞다퉈 매운맛 다각화 나서
농심 ‘신라면 더 레드’ 출시
삼양식품은 골라먹는 ‘맵탱’
마늘·후추 더한 ‘마열라면’도
최근 매운 맛을 즐겨 먹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매운 라면이 다채롭게 변신하고 있다. 기존 매운 라면보다도 2배, 3배 더 매운 라면은 물론 해장·스트레스 해소 등 상황에 맞게 매운 맛을 선택할 수 있는 라면까지 등장한 것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폭발적인 인기에 그동안 앞다퉈 더 매운 제품을 내놨던 라면업계는 점점 세분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매운 맛을 더 맛있게,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17일 삼양식품은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하고 신제품 3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맵탱은 스트레스 해소, 해장, 기분 전환 등 소비자들이 매운 라면을 찾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제품별로 매운 맛을 달리 만든 것이 특징이다. 화끈함·칼칼함·깔끔함·알싸함·은은함 등 다섯 가지로 매운 맛을 세분화해 이를 적절히 조합했다.

예를 들어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은 화끈하면서도 칼칼한 매운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매운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타깃이다. 흑후추의 은은한 매운 맛과 하늘초의 혀와 목을 자극하는 칼칼한 매운 맛이 어우러진다. 속풀이에 적합한 ‘맵탱 마늘조개라면’은 조개 육수에 새우와 오징어를 넣어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국물과 마늘의 알싸한 매운 맛을 조합한 제품이다.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은 깔끔한 매운맛을 강조했다.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과 맵탱 마늘조개라면은 이달 말부터,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은 9월 말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맵탱의 스코빌지수(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6000SHU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제품군은 매운 맛을 세분화한 지 오래다. 맵기 정도를 1~5단계로 나눠 맵기를 기본 불닭볶음면 대비 절반으로 낮춘 ‘러블리핫 불닭볶음면’부터 가장 매운 ‘NEW 핵불닭볶음면’(1만SHU)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크림 불닭볶음면’ ‘4가지 치즈 불닭볶음면’ ‘로제 불닭볶음면’ ‘불닭짬뽕’ 등 자매품도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는 봉지면 제품 기준 누적 판매량이 최근 50억개를 돌파했다.

농심은 앞서 지난 14일 기존 신라면(3400SHU)보다 2배 이상 매운 신제품 ‘신라면 더 레드’(7500SHU)를 한정판으로 내놨다. 후첨양념분말에 청양고추, 후추, 마늘, 양파 등 향신 재료를 넣어 색다른 매운맛을 구현했다. 또 청양고추의 양을 늘려 매운 맛의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소고기와 표고버섯 등을 보강함으로써 깊고 진한 국물 맛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농심이 올해 상반기 소셜미디어(SNS)에 나타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운’ ‘라면’ ‘맛있다’ 등 3가지 키워드가 함께 언급된 콘텐츠 양은 전년 동기 대비 37.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운 라면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더 레드는 한정판이지만 향후 시장 반응을 보고 정식 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말 농심은 기존 신라면 큰사발보다 3배로 매운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을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다양하게 매운 라면을 찾는 것은 매운 라면이 주는 특유의 쾌감 덕분이다. 평소 매운 라면을 즐겨먹는다는 경기 용인 수지구의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얼큰한 맛이 스트레스가 풀리고 뭔가 해낸 것 같은 성취감이 있다”고 말했다. SNS상에서는 매운 라면 먹기에 도전하는 내용의 콘텐츠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이열치열’로 더위를 날리려는 사람들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매운 라면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 역시 매운 라면 제품 보강에 나섰다. 지난 16일 자사의 기존 매운 라면 제품인 ‘열라면(5013SHU)’에 마늘·후추를 더한 ‘마열라면’을 출시했다. 마열라면의 매운 정도는 열라면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매운 라면을 먹을 때 후추나 마늘을 가장 많이 넣는다는 점에 착안해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매운 맛을 좀 더 복합적이고 풍부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팔도는 지난해 기존 왕뚜껑보다 3배 매운 ‘킹뚜껑’(1만2000SHU)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틈새라면 고기짬뽕’(6500SHU)을 출시해 매운 라면 브랜드인 틈새라면 제품군을 7종으로 늘렸다. 팔도에 따르면, 지난달 틈새라면 브랜드 제품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코빌지수가 무려 1만5000SHU에 달하는 ‘틈새라면 극한체험’은 지난해 1월 한정판으로 출시됐다가 높은 인기에 같은 해 3월 정식 제품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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