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썼죠? 쓰레기 우리 주세요”...최고 기업들 눈에 불을 켠 이유는
年3000t 원료 처리해 리튬 회수
포스코는 상사 글로벌 고객망 통해
블랙파우더 확보해 2차전지 원료 추출
LG엔솔도 中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전기차 양산 10년 넘어가면서
폐배터리 물량도 늘고 있어
2040년 233조 시장으로 성장 전망
두산그룹이 폐배터리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폐배터리 시장이 두산, 포스코,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간 각축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2차전지 핵심 원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가 주목하고 있는 새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전기차가 본격 보급된지 10년에 이르면서 전세계적으로 폐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17일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6일 대구광역시와 친환경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링 제조시설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협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중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제조시설 착공에 들어가고 오는 2025년 하반기부터 연 3000여t 규모 블랙파우더를 처리해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인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설립했다.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IRA에선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 원산지와 가공공장의 국적 등을 따져 전기차 보조금 지급 여부를 가른다.
폐배터리를 분쇄한 블랙파우더는 국적이 없기 때문에 블랙파우더에서 2차전지 양극재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을 추출하면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될 수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를 분쇄해 블랙파우더로 만드는 전공정과 블랙파우더에서 양극재(배터리 핵심소재) 원료를 추출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두산그룹은 폐배터리 사업 구상은 이같은 전·후공정을 모두 아우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산그룹 보다 한발 앞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 포스코그룹은 후공정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전세계 고객망을 활용해 폐배터리 블랙파우더를 확보하고, 이를 2차전지 재활용 전문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에 공급해 양극재 원료를 추출하는 구조다.
지난달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준공된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에선 연 1만2000t의 블랙파우더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두산의 재활용 공장 용량의 4배 규모다.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은 “IRA가 얼마나 오랫동안 적용될지는 모르지만 배터리 재활용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희귀 광물인 리튬, 니켈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제조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폐배터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LG엔솔은 이달 7일 중국 1위 코발트 생산 업체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말 가동 예정인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설립되는 공장에서 폐배터리 처리공정을 통해 양극재 원료를 확보하고 최종적으로 LG엔솔 난징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하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5년 299억달러(약 40조원)에서 2030년 536억달러(약 72조원), 2040년 1741억달러(약 233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가 본격 보급 된지 10년이 넘어가면서 전기차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보통 7~10년이다. 이에 따른 폐배터리 규모는 2030년 31만t에서 2040년에는 302만t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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