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연고점 터치…코스피 2500선 밑돌기도
중국 경기 불안과 미국의 추가 긴축 우려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터치했다. 코스피는 3달만에 장중 2500선을 내줬다.
17일 서울 외한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5.1원 오른 13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340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 5월2일(1342.1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43.0원까지 오르며 지난 5월17일에 기록한 연고점(1343.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5.79포인트(0.23%) 내린 2519.8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2482.06까지 떨어지며 3달 만에 2500선을 내주기도 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75포인트(0.88%) 오른 886.04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 공개 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것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대다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이 확인된 영향으로 미국 10년물 금리는 15년래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인 4.258%에 거래를 마쳤다.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에서도 금리 상승에 베팅한 자금이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사태와 부진한 경제지표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것도 연일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에서 시작된 리스크에 국내 증시도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중국 정책당국자들의 명확한 정책 대응이 나올 때까지 하방 위험이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코스피 하락률은 지난 헝다 디폴트 사태가 불거진 2021년 9월 당시 하락률과 유사한 4% 수준”이라며 “비구이위안이 헝다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하락 폭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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