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고래도 슬픔 느낀다’ 죽은 새끼 떠나지 못하는 민부리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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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해안에서 민부리고래(학명 Ziphius cavirostris)가 죽은 새끼 주위를 돌면서 머리를 만지거나, 몸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스페인 북부 비스케이 만의 베르메오 해안의 21㎞ 떨어진 곳에서 어미 민부리고래가 죽은 새끼와 같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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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해안에서 민부리고래(학명 Ziphius cavirostris)가 죽은 새끼 주위를 돌면서 머리를 만지거나, 몸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관찰됐다. 부리고래과에서는 애도하는 행동이 처음으로 관찰된 사례로, 고래가 인간과 유사하게 슬픔을 느낀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비달 마르틴 스페인 카나리아 군도 고래연구회(SECAC) 연구원과 스페인에서 고래류와 바닷새의 관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행사 ‘베르바예나스’ 연구진은 지난 29일 국제 학술지 ‘해양 포유류 과학(Marine Mammal Science)’에 관찰 내용을 보고했다.
민부리고래는 심해에서 주로 살아 특성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부리고래류 고래다. 심해에서 오징어나 문어와 같은 두족류를 먹고 살고, 2900m 깊이까지 내려가 숨을 쉬지 않고도 2시간 17분까지 버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루 중 20% 시간만 수면에서 보내기 때문에, 나머지 80%의 생활상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연구진은 스페인 북부 비스케이 만의 베르메오 해안의 21㎞ 떨어진 곳에서 어미 민부리고래가 죽은 새끼와 같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5m 길이의 어미 민부리고래는 절반 길이인 수컷 사체 주변을 헤엄치며 머리를 새끼에게 대거나, 죽은 새끼의 몸을 들어 올리려 했다.
연구진이 확인한 결과, 수컷은 죽은 지 채 이틀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베르바예나스 여행사의 고르카 오시오 가이드는 뉴사이언티스트에 “어미가 자신의 새끼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새끼가 숨을 쉴 수 있도록 들어 올리는 것처럼 보였다”며 “다른 고래류 종에서도 죽은 새끼를 들어 올려 숨을 쉴 수 있도록 돕는 사례가 관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바라 킹 미국 윌리엄앤메리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어미 민부리고래 역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였다”며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못한 것처럼 보였는데도 새끼 근처를 떠돌며 헤엄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고래가 죽은 개체에 대해 슬픔을 표시하는 행동은 국내에서도 관찰된 바 있다. 지난 3월과 5월에 이어 이달 15일에도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인근 해상에서 죽은 새끼 돌고래를 업고 다니던 어미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됐다. 당시 구조대원이 가까이 다가가자 어미 돌고래는 새끼를 이리저리 옮기며 이동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은 다치거나 죽은 개체에 대한 이타적 행동 중 하나다. 살아있는 개체를 돌보는 행동은 무리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죽은 개체에 대해 하는 행동은 그 목적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고래류의 이런 행동이 어디에서 진화해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관련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Marine Mammal Science(2023), DOI: https://doi.org/10.1111/mms.1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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