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소가 지척인데 주차장 방치된 공항 카트…떠나는 마음 홀가분 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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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여행용 가방 4개를 트렁크에 싣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옆 공항 카트 두 대가 눈에 띄었다.
가지런히 세운 차들처럼 이용객들의 카트 이용 양심도 철저하기를 바랐으나, 세계일보가 오후 2시부터 1시간여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 주차장을 둘러본 결과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공항 카트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보관소가 아닌 차량 사이에 방치된 카트는 국내선 제1주차장과 주차타워, 국제선 지하주차장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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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뿐만 아니라 쓰레기도 곳곳에 버려져…고의성 다분
커다란 여행용 가방 4개를 트렁크에 싣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옆 공항 카트 두 대가 눈에 띄었다. 차에 가방을 실은 차주는 트렁크 문을 닫더니 일행과 카트를 하나씩 끌고는 보관소로 향했다.
가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20여m 거리 보관소에 카트를 가져다 놓고 온 이들은 시동이 걸린 차를 타고서 곧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17일 오후 2시쯤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지하주차장에서 목도한 풍경이다.
쉴 새 없이 비행기가 뜨고 내리면서 수많은 이용객으로 공항이 북새통을 이룬 만큼 주차장은 이용객들의 차량으로 빽빽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기준 총 6000여대 규모의 김포공항 주차장(국내선·국제선)의 여유 공간은 국제선은 300여대에 국내선은 100여대만 남아 수많은 이용객이 공항을 이용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가지런히 세운 차들처럼 이용객들의 카트 이용 양심도 철저하기를 바랐으나, 세계일보가 오후 2시부터 1시간여 동안 국내선과 국제선 주차장을 둘러본 결과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공항 카트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도보로 1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보관소가 있는데도 그러한 시간조차 들이기 아까운 탓인지 카트를 그대로 둔 채 차를 타고 공항을 떠난 것으로 보였다.
보관소가 아닌 차량 사이에 방치된 카트는 국내선 제1주차장과 주차타워, 국제선 지하주차장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2017년부터 매년 7~8월 세계일보가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 주차장 등에서 확인해 온 풍경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18년에는 인천공항 주차장에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입국장 게이트에서 제공하는 휠체어를 누군가 방치하고 떠난 게 확인됐고, 2020년에는 김포공항 국내선 주차장에서 누군가 몰래 버린 볼링공이 쓰레기로 나온 적도 있다.
이날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 카트를 정리하는 직원들 모습은 그동안 대형 할인점 주차장에서 만났던 카트를 수거하는 직원들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물론 모든 공항 이용객이 카트를 돌려놓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국내선 제1주차장에서 차에 짐을 싣고서 카트를 보관소에 놓고 온 박모(35)씨는 “근처에 보관소가 있어서 금방 다녀왔다”며 “카트 가져다 놓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카트를 보관소에 돌려놓지 않고 떠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제주도에 다녀왔다고 밝힌 그는 트렁크에 여행용 가방 두 개를 실었다고 말한 뒤, 차를 타고 주차장을 떠났다.
카트 외에 주차장 곳곳에는 떠난 이들이 몰래 버린 듯한 쓰레기도 널브러져 있었다.
차량 사이 바닥의 테이크아웃 커피잔에는 내용물이 반이나 넘게 남아 있었고, 또 다른 음료잔 두 개는 고의로 버린 것과 어울리지 않게 주차선을 따라 가지런히 놓여 도리어 씁쓸함을 자아냈다.
주차장 특성상 한 번 차를 세우고 떠나면 가까운 시일 내에 돌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이용객들이 자주 나타나지 않으니, 보이지 않는 틈을 타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에 이처럼 행동한 것으로 보였다.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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