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동창생 감금에 물고문한 20대들의 항소심…'감형'

핵심요약

중감금치상, 특수상해 등 9개 혐의
고교동창생 19일간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
"피해자 합의, 가정사 참작"원심 파기

지적장애를 가진 고교 동창생을 19일간 감금한 뒤 기절할 정도로 폭행한 것도 모자라 피해자를 통해 대출까지 받으려 한 20대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17일 중감금치상과 특수상해, 공동공갈 등 9개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의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여성 B(22)씨와 C(22)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강원 동해와 강릉, 경기 평택과 안산 등 주거지를 옮겨다니며 고교 동창 D(21)씨를 19일간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D씨에게 645만 원 상당의 차량 렌트비를 갈취하고 피해자 모친에게 연락해 'D가 교통사고를 내 합의금이 필요하다'며 200만 원을 빼앗는 등 1천만 원 가량을 갈취했다.

허위 차용증에 서명하거나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D씨가 일으킨 것처럼 가장해 보험금을 타내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이들은 심지어 피해자 명의의 작업대출까지 받으려다 실패하자 D씨를 물고문하고 담뱃불로 화상을 입히거나 기절할 정도로 폭행하는 등 비인격적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A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공갈 범죄도 저지른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같은 범행으로 D씨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등 전치 약 6주의 상해를 입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도저히 일반인의 상식에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며 아무런 죄의식 조차 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년~4년 6개월의 형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과 피고인들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사건을 살핀 2심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가정사를 고려해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는 상당한 금액을 주고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가족과 지인들이 교화를 약속하고 다짐하며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범행 일체를 인정하며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반성하는 점, 가족이 투병하는 사정과 부양가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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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구본호 기자 bon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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