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평생 못잊을 것"…우크라 잼버리 대원-한국 청소년들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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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게 둘러앉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이 우크라이나어로 "셋, 둘, 하나!"를 외치자 윷이 던져졌다.
우크라이나 대원 율리아나는 환영식에서 "전쟁 중이라는 현재 상황에서 잼버리에 참가하기 어려웠고 참가한 대원들도 영국, 독일, 캐나다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다가 간신히 모였다"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을 경험하게 돼 매우 기쁘고 한국 청소년들과의 시간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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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문화교류 프로그램 마련…"전쟁 중이지만 한국 경험 기뻐"
(평택=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트리, 두와, 오덴!"
둥글게 둘러앉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이 우크라이나어로 "셋, 둘, 하나!"를 외치자 윷이 던져졌다.
바닥에 모두 누운 윷을 보며 말판의 말을 네 칸 움직이는 우크라이나 소년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
17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한국관광고등학교 정문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원 24명을 태운 관광버스 한 대가 멈춰 섰다.
방학 중인데도 전날부터 학교에 나와 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 관광고 1∼2학년 학생 36명은 "Welcome to korea! Artem Ketkov" 등 우크라이나 대원들의 이름과 환영 인사가 적힌 종이를 흔들며 대원들을 반겼다.
관광고 학생 2명과 우크라이나 대원 1명이 한 조가 돼 인사를 나누고 환영식이 열리는 강당으로 이동해 나란히 앉았다.
청소년들은 처음 만났지만, 만난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깔깔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환영식은 경기도교육청 한정숙 제2부교육감, 관광고 김기성 교장 등의 인사말과 학교 소개, 관광고 학생 공연, 우크라이나 대원 공연, 기념품 교환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관광고 학생들의 K팝 댄스 공연과 가야금·플루트 연주, 우크라이나 대원들의 전통 노래와 춤 공연 때 청소년들은 서로를 위해 환호성을 지르고 손뼉을 쳤다.
우크라이나 대원 율리아나는 환영식에서 "전쟁 중이라는 현재 상황에서 잼버리에 참가하기 어려웠고 참가한 대원들도 영국, 독일, 캐나다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다가 간신히 모였다"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을 경험하게 돼 매우 기쁘고 한국 청소년들과의 시간이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환영식 이후 청소년들은 학교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우크라이나 대원들을 위해 불고기와 잡채, 전 등 맵지 않은 음식이 제공됐고, 대원들은 입맛에 맞는 듯 서툰 젓가락질에도 식판을 싹싹 비웠다.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소년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윷놀이, 한글 열쇠고리 만들기, 무알코올 칵테일 음료 만들기를 했다.
윷놀이가 이뤄진 도서관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열쇠고리와 칵테일 음료를 만들던 청소년들은 옆에 앉은 친구의 사는 곳과 취미 등을 물으며 서로를 알아갔다.
이후 학교 견학과 노래방 이용, 한국과 우크라이나 문화를 소재로 한 퀴즈 풀기 등의 일정까지 끝난 뒤에도 청소년들은 아쉬운 듯 맞잡은 손을 쉽게 놓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대원은 "한국 학생들과 만나서 서로 공연하고 전통 놀이, 열쇠고리 만들기 등도 하며 아주 즐겁게 보냈다"며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관광고 학생들은 방학 중임에도 교복을 입고 교직원들은 정장 차림에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하늘색 나비넥타이를 매어 우크라이나 대원들을 향한 존중을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대원들은 오는 18일 관광고 학생들을 다시 만나 함께 용인 한국민속촌을 방문한 뒤 19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한국과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의 문화 교류 프로그램은 경기도교육청 산하 기관인 경기도국제교육원이 마련했다.
경기도국제교육원 관계자는 "잼버리 참가국 대부분은 잼버리 일정 앞뒤로 자비를 들여 한국 관광을 계획했는데 우크라이나 대원들의 경우 대내외적으로 상황이 여의찮아서 관광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도 한국을 경험하고 싶던 우크라이나 대원들은 잼버리 조직위 측에 도움을 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이를 경기도교육청도 알게 돼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해 초청했다"며 "한국에서의 추억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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