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된 차안엔 3代 일가족도… 하와이 희생자 안타까운 사연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를 덮친 대형 산불로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그들의 사연이 하나둘씩 공개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불길을 피하려던 3대(代) 일가족은 잿더미가 된 차 안에서 발견됐고, 이웃을 먼저 대피시킨 한 60대는 아끼던 반려견을 품에 안은 채 숨졌다.
16일(현지시각) CNN 방송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당국이 이날까지 집계한 참사 희생자 수는 110명이다.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하고 참고 자료들도 모두 유실된 탓에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인원은 7명뿐이다. 수색은 32%가량 완료된 상태이며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는 1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 매체를 통해서는 유가족과 이웃들의 인터뷰가 공개돼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그중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은 끝내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들 가족의 시신은 지난 10일 불에 타 잿더미가 된 차 안에서 함께 발견됐다.
남은 유가족은 성명을 내고 “우리 가족을 대표해 사랑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여동생, 그리고 그녀의 아들에게 ‘알로하’(안녕)를 보낸다”며 “슬픔의 크기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들에 대한 기억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68세 남성 프랭클린 트레조스는 이웃과 사랑하는 반려견을 구하려다 희생됐다. 그는 화재 당시 주변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탈출을 시도했으나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갇히게 됐다. 이후 트레조스는 차 안에서 반려견을 몸으로 덮어 보호한 듯한 자세로 숨져 있었다.
그와 현장에 함께 있다 대피한 지인 웨버-보가르는 “트레조스보다 반려견의 유해가 더 많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며 트레조스가 반려견을 불길로부터 보호하려다 사망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어 “나의 두 자녀는 그를 삼촌이라 부르며 자랐다.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당국이 신원을 공개한 버디 잔톡(79)은 생전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사람이었다. 그의 조카는 “삼촌은 30년 넘게 마우이섬과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었다”며 “미소가 돋보이는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손녀 역시 “할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셨지만 우리 가족이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빼앗기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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