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행동분석, 화장품 추천, 알약 세기···AI, 어디까지 할 수 있니

김상범 기자 2023. 8.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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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 어플리케이션 도기보기, 잼페이스, 필아이(왼쪽부터) 서비스 모습.

집을 비운 도중에 반려동물의 행동을 감지하고 활동 데이터를 받아보며, 수십만 종의 화장품 가운데 내 피부에 꼭 맞는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단 몇초만에 알약 수백개의 정확한 갯수를 셀 수도 있다. 모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서다.

구글코리아는 17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구글 창구 프로그램 5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열고 AI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한 스타트업들을 소개했다.

‘도기보기’는 스타트업 펫페오톡이 2020년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이다. 일반적인 홈캠·펫캠처럼 실시간으로 반려동물을 지켜볼 수 있는 기능에 더해 특별한 것이 또 있다. AI 행동인식 기능이다. 반려동물이 특이한 행동을 하면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집안에서 하루 중 가장 많이 머무른 곳을 알려주기도 한다. 주인이 없는 동안 집에서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몇번 짖었는지 등을 데이터화 해 리포트로 제공한다.

권륜환 펫페오톡 대표는 “개인정보 노출을 걱정하는 이용자들도 있는데 AI 로직을 통해 화면에 나타난 사람은 아예 녹화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잼페이스’는 피부 타입과 퍼스널 컬러(신체의 고유 색), 얼굴형 등을 진단해 주는 서비스다. 시중에 판매되는 12만개의 화장품 가운에 내 얼굴에 가장 잘 맞는 제품과 메이크업을 추천해준다.

MZ세대(1980~2000년대 태어난 세대) 사이에서는 잼페이스는 ‘뷰티 MBTI’로 불릴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이용자는 35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각종 뷰티 영상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눈·입술 화장 등 원하는 구간만 선택해 볼 수도 있고, 머신러닝으로 학습시킨 화장품 이미지를 수많은 영상들 속에서 골라내 주기도 한다. 잼페이스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작당모의의 윤정하 대표는 “처음부터 AI를 활용할 생각으로 (앱을)시작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고객 니즈(수요)를 위한 기능들을 구현하려면 AI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필아이’는 알약 숫자를 세는 앱이다. 약사 출신인 박상언 메딜리티 대표가 2020년 출시했다. 스마트폰으로 알약 뭉치의 사진을 찍기만 하면 최대 1000정의 알약 개수를 정확히 세 준다. 신뢰도는 99.99%라고 한다.

정확한 조제가 생명인 약국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다. 현재 230여개국 40만명의 약국 관계자들이 이 앱을 이용하고 있다. 약사들이 눈과 손으로 일일이 셈해야 했던 단순 작업에서 풀려나면서 고객을 돌보는 데 시간과 노력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에 학습시키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윤 대표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것이 어렵다. 기존 모델의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방향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AI가 조만간 실생활 영역에서 널리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AI 기술의 허들(장벽)이 점차 낮아지다 보면 실생활 여러 분야에서 AI를 쓰지 않는 분야를 찾기가 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글 창구 프로그램은 구글코리아가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2019년부터 운영해온 스타트업 지원활동이다. 중기벤처부가 최대 3억원의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구글코리아는 성장지원 세미나, 일대일 컨설팅, 데모데이 참여 기회 등을 제공한다. 구글코리아는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업체들의 매출이 참여 전 대비 평균 62% 늘어났고 해외 진출 비율도 69%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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