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언론장악' 얘기만 나오면 모른다 답변 반복한 이동관

박서연 기자 2023. 8.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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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이동관 청문회] 국정원 문건 지시했느냐 질의에 모르쇠
조선일보·YTN·MBN 모니터 문건에는 "사실관계 확인해 국정운영에 참고"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국정원에 지시한 적도 보고 받은 적도 그래서 본 적도 없어 전혀 알지 못한다.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해당 사항에 대해 아는 바 없다.” “질의하신 문건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자신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 시절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국정원 문건' 등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지난 1일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가 기자들 앞에 섰다. 사진=미디어오늘

조선일보 기사 176건을 '문제 보도'로 본 이유, YTN·MBN의 2010년 한중일 정상회담 관련 부정적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에 비보도 지시 혹은 조치를 했느냐는 등의 질의에 대해서는 홍보수석실의 통상적인 업무였다고 해명했다.

18일로 예정된 이동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자료에 따르면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MB정부 당시 방송장악 논란이 있는데, 야당에선 당시 대변인실, 홍보수석실에서 작성된 문건 그리고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만들어진 국정원 문건과 검찰 수사 자료를 가지고 검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후보자 입장은?”이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국정원에 지시한 적도 보고 받은 적도 그래서 본 적도 없어 전혀 알지 못한다. 무책임한 의혹 제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동관 후보자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홍보수석실에서 요청해 국정원이 공영방송 구성원들을 사찰한 정황의 문건이 나와 논란이 됐다. 또한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반출한 영포빌딩 문건, 대통령 기록 문건 등을 통해 정부를 비판한 조선일보 보도를 문제 보도로 규정하고, YTN과 MBN 보도 모니터 후 정부 비판 내용을 수정하도록 조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국정원 문건 생산 및 집행 사실과 후보자의 관여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입장으로 알려진 바, 후보자는 해당 문건의 생산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인지”를 묻자, 이 후보는 “해당 사안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했다.

조승래 의원이 “청와대 재직 당시 후보자 및 관계 직원이 국정원 등에 언론사 관련 문건을 요청했는지 여부”를 묻자, 이 후보자는 “국정원에 지시한 적도, 보고 받은 적도, 그래서 본 적도 없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조승래 의원은 “청와대 재직 당시 후보자 및 관계 직원이 국정원 등에 언론사 관련 문건을 요청한 경위는 무엇인지” “청와대 재직 당시 후보자 및 관계 직원이 국정원 문건 등 언론사 문건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을 묻자, 이 후보자는 역시 “국정원에 지시한 적도, 보고 받은 적도, 그래서 본 적도 없어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대변인 및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방송, 언론 관련 문건 작성을 의뢰/지시하거나 국정원으로부터 문건을 보고 받은 적이 있는지” 질문하자 이 후보자는 “질의하신 문건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민형배 의원이 “대변인 및 홍보수석 결재 없이 부하직원이 타 기관에 문서 작성을 지시/외뢰할 수 있는지” 묻자 “해당 사항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고민정, 서동용, 윤영찬, 이정문, 장경태, 하영제(무소속) 의원들이 비슷한 질문을 던졌는데, 모두 '모르쇠'로 일관했다.

반면 조선일보 기사 176건을 문제 보도로 관리하고, 지상파 3사 및 YTN, MBN 등의 보도를 분석하도록 지시한 이유에 대해 묻자, 홍보수석실의 통상적인 업무였다고 답했다.

홍석준 의원이 “야당은 후보자의 언론관에 문제가 많다고 평가하며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있던 시절 정권에 비판적인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조선일보 문제보도'라는 이름으로 관리한 정황이 일부 언론보도로 드러났다며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이라고 질문하자, 이 후보자는 “'문제보도'라는 표현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국정 운영에 참고하고 향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보도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고민정, 장경태 의원도 비슷한 질문을 했는데, 홍 의원에게 한 답변을 반복했다.

민형배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 재직 당시, 지상파 3사 및 YTN, MBN 보도 분석을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우호적이지 않은 보도를 상대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묻자, 이 후보자는 “언론 모니터링과 분석, 보도에 관한 사실관계 설명과 해명 등은 홍보수석실의 통상적인 업무”라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시절 홍보수석실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5월31일 YTN과 MBN이 한중일 3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보도하자 조치를 취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민 의원은 “후보자 본인이나 홍보수석실이 해당 언론사에 기사 비보도를 지시한 적 있는지. 지시 혹은 조치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이고, 조치는 어떤 방법으로 이뤄졌는지” 질문에도 “언론 모니터링과 분석, 보도에 관한 사실관계 설명과 해명 등은 홍보수석실의 통상적인 업무”라는 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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