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침체 공포…한은, 성장률 전망 하향하나
IMF 1.5%→1.4%, ADB 1.5%→1.3%로 전망 낮춰
中 경제 부진 여파…국제유가 오름세도 걸림돌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중국의 경기 지표와 부동산 위기 등 경제가 심상치 않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되면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기관들이 최근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24일 한은의 수정경제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한은은 지난 2월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로 1.6%로 전망했다가 5월에는 1.4%로 낮춘 바 있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9%를 기록했다. 1분기 전기대비 0.3%를 보였고, 2분기에는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로 1.4%를 전망했다. 정부 예상치와 동일하다. 전망치 달성을 위해서 우리나라의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1.7%를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전제로 한다. 문제는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성장률 달성이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우선 우리 경제를 주도하는 순수출(수출-수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2분기 GDP의 순수출 기여도는 1.3%포인트로 민간소비(-0.1%포인트), 정부소비(-0.4%포인트), 건설투자(-0.1%포인트)가 부진한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다.
중국이 흔들릴 경우 우리 수출 역시 직격탄을 맞는다. 국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내외 수준으로 최대 교역국이다. 약 15%인 미국과 6% 내외인 일본보다 영향력이 높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악화일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동기 14.5% 감소해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전망치 -12.5%보다 2%포인트 더 낮다. 수입도 -12.4%로 로이터 전망치(-5.0%)를 크게 밑돌았다.
내수 역시 불안하다.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5% 늘며 블룸버그 전망치(4.0%)를 하회한다. 소비자물가(-0.3%)는 2년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월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정부 재정 악화 우려로 이어지며 경기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지표들이 중국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되면서 해외IB(투자은행)들은 중국의 성장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JP모간체이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전달보다 0.2%포인트 내린 4.8%로 제시했고, 바클레이스는 기존 4.9%에서 4.5%로 0.4%포인트 낮췄다. 국제금융센터는 중국의 성장률이 부동산 부진에 최대 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또 골칫거리로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목된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올 상반기 24억4000만 달러로 '깜짝' 흑자를 거뒀지만, 수입 하락폭이 더 컸던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서 지속 여부에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국제유가와 곡물가 오름세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5월말 배럴당 60달러대였던 서부텍사스산(WTI) 선물은 7월 70달러대로 치솟은 후 지난달 말에는 80달러대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오름세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무역수지를 끌어내린다.
지난해에 비해 40조원 덜 걷힌 국세 수입에 정부 역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2분기 정부소비는 전기대비 1.9% 줄어들며 1997년 1분기(2.3%)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정부는 추경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정부소비증가율이 상반기보다 1.7%포인트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악화에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쪼그라든 가운데 고물가에 민간소비도 위축됐다.
해외 기관들도 최근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수출 감소와 민간소비 부진을 이유로 성장률 전망을 1.5%(4월)에서 1.3%로 낮췄다. IMF(국제통화기금)도 종전 1.5%에서 1.4%로 내렸다.
다만 중국의 부진에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에는 1.7~2.0%로 상반기 경기 흐름의 두 배 정도 경기 회복세를 전망한다"며 "지금까지 시점으로 보면 전반적인 경기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부동산 업체 디폴트와 중국 경기 부진이 최근 불거진 이슈인 만큼 높아진 불확실성에 한은이 우선 8월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다음 전망치를 수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 업체 파산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부진이 장기화되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1.4%)보다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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