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상습폭행·성착취' 10대의 반성문…"교도소 무서워, 집 가고파"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초등학생을 여러 차례 집단 폭행을 하고 성 착취까지 일삼아 법정에 선 10대가 반성 없는 반성문을 제출해 재판부의 질책을 받았다.

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이날 오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10대 A군과 B양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초등학생을 상대로 여러 차례 집단 폭행을 하고 성 착취까지 일삼아 구속돼 법정에 선 10대가 반성 없는 반성문을 제출했다가 재판부에 질책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A군은 지난 4월 11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서귀포시 한 공중화장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초등학생 C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지난 6월 7일 서귀포시의 한 어린이 놀이터에서 C양이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고 생각해 공범들과 함께 C양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공범과 함께 인적이 드문 정자로 C양을 끌고 가 공범과 번갈아 가며 발로 C양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걷어찼다. 뒤늦게 합류한 A군은 두 팔로 C양의 목을 감아 조르기도 했다.

B양은 며칠 뒤 또 다른 공범과 함께 다시 C양의 집을 찾아가 경찰에 신고할 수 없도록 겁박했다. 이들은 C양을 인근 테니스장으로 끌고 가 발로 배를 걷어차는 등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C양이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해도 이들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C양에게 성적 행위를 시키고, 휴대전화로 C양의 신체 부위까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을 상대로 여러 차례 집단 폭행을 하고 성 착취까지 일삼아 구속돼 법정에 선 10대가 반성 없는 반성문을 제출했다가 재판부에 질책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사진=정소희 기자]

이후 C양이 경찰과 학교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자 B양은 C양을 협박하고, C양이 가족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자 또 C양을 폭행하는 등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현재 C양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고 공범들은 소년부 송치 처분을 받은 상태다.

B양은 지날 달 초 기소된 이후 16차례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고,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반성이 없는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다그쳤다.

재판부는 "너무 끔찍하고 잔인한 사건인데 반성문을 보면 '교도소가 무서우니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자기감정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피해자에 대한 내용은 전체의 10%도 안 된다"며 "피해 아동의 고통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 없고 자기가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드냐"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 소환 일정을 조율한 뒤 내달 중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