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2차전…파마리서치, 씨티씨바이오 주식 추가 매수 예고
씨티씨바이오 대표도 주담대 추가 체결 '맞대응'
재생의학 바이오기업 파마리서치가 동물의약품 개발기업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추가 매집하겠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는 주식담보대출 규모를 늘렸다.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을 놓고 양측이 또 한번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3~4개월 전에도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늘리면서 엎치락뒤치락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17일 파마리서치는 향후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200억원어치 추가 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개월 만의 매수 재개다. 파마리서치는 올해 2월부터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했다. 2월에만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7차례에 걸쳐 총 89만9031주 장내 매수했다. 같은 달 관계사인 플루토도 씨티씨바이오 주식 23만2700주를 사들였다. 이후 두 회사는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3월 57만2596주(2차례), 4월 143만8481주(8차례), 5월 15만주(2차례) 매입했다. 이에 들인 금액은 파마리서치 300억원, 플루토 22억원 등 총 322억원이다.
'경영권 인수'를 위해 시작한 지분 매수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2월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처음 취득한 시점부터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못박았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도 "씨티씨바이오는 인체의약품, 건강기능식품 GMP, 동물의약품 KVMP 및 설비를 보유 중인 회사로 자사와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경영권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씨바이오는 김성린·조호연·우성섭·성기홍 4인이 1993년 공동 창업한 기업이다. 30년 가까이 이들이 소유와 경영을 주도해왔으나 2021년 이민구 대표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당시 이 대표는 2021년 9월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에 등극한 뒤 10월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고 12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씨티씨바이오 창업주들은 순차적으로 회사를 떠났다. 씨티씨바이오에서 약 22년 근무했던 전홍열 현 플루토 대표도 이 시기 퇴사했다. 이 대표로선 씨티씨바이오를 장악한지 2년만에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것이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4월24일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13.14%(플루토 0.97% 합산)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 대표 및 이 대표 개인회사인 더브릿지 합산 지분(12.6%)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 구도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 대표가 바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지분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6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았다.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는 3주만인 지난 5월16일 이 대표 및 더브릿지(15.33%)로 다시 바뀌었다.
씨티씨바이오 주가가 치솟으면서 파마리서치는 추격보단 숨고르기를 선택했다. 파마리서치는 "회사 경영권 확보 목적에는 변화가 없으나 시장 과열 등을 우려해 단기간 내 추가 매입에 나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 3개월간 씨티씨바이오 주가가 조정되면서 파마리서치는 지금이 추가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씨티씨바이오의 방향성 재정립, 경영 투명성 제고, 주주가치 향상 등을 꾀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확보 필요가 있어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파마리서치의 추가 매수 계획이 공개된 날 이 대표도 맞대응을 예고했다. 4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추가 체결해서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차입 목적을 "지분 매입"으로 기재했다. 파마리서치와 이 대표 모두 지분 확대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씨티씨바이오 다른 대주주들의 동향도 눈여겨봐야 한다. 씨티씨바이오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 개인회사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를 대주주로 뒀다. 지분율은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6.46%다. 조 회장이 파마리서치나 이 대표 가운데 누구의 편에 서느냐에 따라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 일단 업계에선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를 이 대표 우호지분으로 분류한다. 이 대표와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지분율을 합산하면 21.79%로 파마리서치와의 격차가 커진다.
다만 파마리서치는 6월 말 연결기준 현금 및 유동성 금융자산이 1915억원(별도기준은 1219억원)으로 현금 여력이 충분하다. 매 분기 탄탄한 실적도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이 12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36% 늘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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