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묶고 스팀 쏘고…커진 전립선, 안전하게 줄이는 신의료기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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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은 남성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레이저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홀렙(HoLEP) 수술도 척추·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을 익히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최근 전립선 비대증의 신의료기술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요도로 내시경과 결찰사를 넣은 후 눈으로 보면서 비대해진 전립선을 끌어당겨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결찰사가 금속 재질이라 한 번의 시술로 반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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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은 남성에게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노화와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 길(요로)을 막아 다양한 배뇨장애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중간에 끊어질 때, 화장실을 다녀와도 개운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힘들다면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50대 이상 남성의 30%, 80세 이상은 80%가량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종전에는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거나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을 쓰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내시경을 요도에 넣어 커진 전립선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수술 기법과 장비의 발전으로 안전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사정 장애(65%), 발기 부전(10%), 요도 협착(7%), 요도 감염(4%) 등의 후유증에서 자유롭진 않다. 레이저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홀렙(HoLEP) 수술도 척추·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수술을 익히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최근 전립선 비대증의 신의료기술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빠른 고령화로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최소침습적 치료법도 빠르게 개발·적용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5년 신의료기술로 지정된 유로리프트(전립선 결찰술)다.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대신 특수 금속 실(결찰사)로 전립선을 묶어 요도를 넓히는 신개념 시술이다. 요도로 내시경과 결찰사를 넣은 후 눈으로 보면서 비대해진 전립선을 끌어당겨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결찰사가 금속 재질이라 한 번의 시술로 반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신마취 대신 국소마취로도 시술이 가능하고 출혈량이 적어 시술 직후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할 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다. 나이가 많거나 심장질환 등으로 마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추천할만한 시술이지만 비용이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고속 워터젯을 이용해 커진 전립선을 제거하는 치료법도 2021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초음파를 이용해 전립선의 크기, 제거 부위 등을 이미지화한 후 실시간으로 전립선 상태를 관찰하며 고속으로 식염수를 쏘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전립선 절제술과 비교해 수술 합병증과 부작용이 유사하지만, 시술 시간은 평균 40분 안팎으로 짧아 환자 부담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신 마취가 필요하고 지혈 등을 위해 입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스팀 주사를 이용해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레줌'도 있다. 국소마취 후 커진 전립선 조직에 1cm 깊이로 바늘을 집어넣고 그곳에 100도 이상의 뜨거운 수증기를 주입해 커진 전립선 조직을 축소·괴사시키는 방식이다.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이달부터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사정 장애나 발기부전과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5년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등 재발률도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크기가 큰 전립선 비대증은 적합하지 않고 조직이 괴사할 때까지 기다려야 증상이 나아지는 한계도 존재한다. 소변줄(도뇨관)도 짧게는 2~3일, 길게는 2주 정도 착용해야 한다.
도움말=강동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정현철 교수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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