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갈증 날린 롯데 전준우…“4위까지 어떻게 될지 몰라, 처지지 않겠다”

배재흥 기자 2023. 8. 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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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전준우가 16일 사직 SSG전에서 역전 스리런포를 터트리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의 올 시즌 팀 홈런 개수는 50개로, 리그에서 키움(45개) 다음으로 적다. 이른바 ‘뻥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은 아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분명 좋은 타자는 많지만, 1년에 20~40개씩 홈런을 칠 타자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도 경기를 치르다 보면 답답한 흐름을 끊어줄 시원한 ‘한 방’이 그리울 때가 있다. 롯데에서는 베테랑 전준우(37)가 홈런에 대한 갈증을 달래주고 있다.

전준우는 지난 16일 사직 SSG전 5회말 2사 1·2루에서 상대 선발 박종훈이 4구째 던진 몸쪽 낮은 코스의 시속 137㎞ 투심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1-2로 뒤진 경기를 단번에 4-2로 뒤집는 홈런이었다. 롯데는 4번 타자 전준우의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활약을 앞세워 SSG를 7-4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전준우는 앞서 15일 SSG전에서도 0-2로 뒤진 4회말 선두 타자로 나가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려 역전을 위한 발판을 놨다. 전준우는 이날 역시 홈런 포함 멀티 히트 활약으로 팀의 10-6 승리를 이끌었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전준우는 최근 6경기에서 홈런 3방을 날리며 시즌 홈런 개수를 12개까지 늘렸다. 그는 롯데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인데, 팀 내 2위 유강남의 홈런 개수가 6개에 불과하다.

롯데 전준우가 16일 사적 SSG전에서 역전 스리런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롯데 제공



전준우는 최근 홈런 페이스에 대해 “한 번 나오면 계속 나오는 것이 홈런이고, 지금 그런 흐름에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을 낮추면서도, 후배들을 향한 칭찬과 격려는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구단 최초로 100세이브를 달성한 마무리 투수 김원중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성장해 300세이브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고,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정보근을 향해서는 “(정)보근이가 작년과 재작년 타격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한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전준우를 포함한 안치홍 등 팀 내 베테랑들이 후반기 들어 힘을 내면서 롯데도 최근 상승세를 탔다. 16일 현재 7위인 롯데는 5위 두산을 1게임 차로 빠짝 추격하고 있다. 4위 NC와도 2.5게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아래를 바라보던 롯데의 시선이 점점 위를 향하는 모양새다.

전준우는 “5월까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야구를 하다가 아쉽게 많이 떨어졌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졌다”며 “4위까지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처지지 않게끔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직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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