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등 '서버' 큰손들 몸 사리기…"회복 언제?" 반도체 기업 속앓이
주요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인 글로벌 서버 시장의 침체가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 중 30~40% 가량을 차지하는 서버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모바일·PC용 반도체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공급과잉과 수요위축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쳐 고전 중이다.
16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서버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94%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만 3번째 서버 출하량 전망을 수정했다. 지난 2월 올해 서버 출하량이 1.8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3월 1.31%로 숫자를 낮췄다. 5월에는 2.85% 역성장을 예상했고 이번에는 이보다도 3.09%포인트(p) 더 하향 조정한 것.
트렌드포스의 예측이 맞다면 올해 글로벌 서버 출하량은 1000만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 트렌드포스가 5월 발표한 서버 출하량 전망치는 1383만대다. 트렌드포스는 이번 발표에선 구체적인 서버 출하량 예상치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다양한 경제적 문제가 있다"고 전망치 하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 최대 서버 공급업체 델(Dell)의 올해 출하량도 전년 대비 15~16%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중국의 서버 수요 급감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중국의 서버 수요가 지난해보다 9.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기술패권 다툼과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우려 영향으로 중국 기업들이 서버 구매계획을 수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술 패권 다툼은 반도체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문제다. 주요 서버 구매고객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CSP)들이 투자를 미루면서 수요가 좀처럼 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메타는 올해 서버 구매 계획을 지난해보다 최대 15%가량 줄이기로 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AI(인공지능) 투자를 이유로 기존 투자 계획을 수정 중이다. 트렌드포스는 "연말로 갈수록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서버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경우, 내년까지 실적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서버 이외에 모바일과 PC 등 다른 전방산업이 회복하더라도 수요를 감당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교체를 미루는 경향도 주요 업체의 실적개선에 발목을 잡는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차세대 메모리를 적용한 AI서버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내년에 출시될 보다 높은 스펙(성능)과 효율성을 갖춘 제품을 기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서버로 버티면서 비용을 줄이고, 내년에 더 고성능 제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점차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AI서버는 매년 2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에서 "HBM과 고용량 DDR5 모듈, 두 제품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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