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쉬고 등판하던 마무리→팀 역사 쓰는 장발 마무리로 …김원중은 뭐가 달라졌을까
9회가 되면 장발의 마무리가 불펜에서 뛰어나온다. 그리고 마무리가 경기를 끝낸다. 롯데의 승리 공식 중 하나로 만들어진 모습이다.
롯데 김원중(30)은 지난 16일에 구단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기록을 올렸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7-4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1사 후 최주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두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원중의 시즌 23번째 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100번째 세이브다. 롯데 투수가 100세이브를 올린건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1982년 원년 팀인 롯데이기에 이 기록은 더욱 뜻깊다.
동료 구승민이 지난달 구단 최초 100홀드를 올렸을 때 앞장서서 물세례 세리머니를 했던 김원중은 이날만큼은 동료들에게 음료수 세례를 기꺼이 맞았다.
김원중은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지명 후 부상과 재활, 그리고 군입대 등으로 한동안 1군에 올라오지 못했던 김원중은 2015년이 되어서야 1군에서 첫 데뷔전을 치렀다.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그 해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7승8패 평균자책 5.70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9년까지도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았다.
하지만 2019시즌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보직 변경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9월부터는 구원 등판해 경기 후반 1이닝씩을 맡기 시작했다. 9월 구원 등판한 9경기 동안 허용한 자책점은 0점으로 보직 변경에 대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202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로서 마운드에 올랐다. 관리 속에서 열흘 이상 휴식시간을 가지기도 했던 김원중은 그 해 25세이브를 올렸다. 2021시즌에는 35세이브로 이 부문 리그 2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도 17세이브를 올리며 두자릿수 세이브 기록을 이어갔다. 그리고 올해에는 2021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김원중이 스스로 돌아본 자신의 달라진 점은 역시 경험이었다. 과거 김원중은 선발 등판을 했을 때 감정 기복에 따라 흔들리기도 했다. 선발로 등판했을 때에는 긴 이닝을 소화하다보니 생각이 많았는데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마무리로 바뀐 후로는 이런 약점을 지우게 됐다. 김원중은 마무리 보직 변경 후 첫 해에 “더 많이 생각한다고 잘 던지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돌이켜보기도 했다.
과거에는 ‘힘대 힘’으로 붙었다면 이제는 돌아서 공략하는 법도 알게 됐다. 최근 김원중은 “아무래도 조금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2년 전까지만해도 진짜 힘을 다해서 붙었다면 지금은 좀 돌아갈 줄도 아는 느낌이 생긴 것 같다”고 자평했다.
처음 1군에 올랐을 때와는 달리 이제 김원중은 팀 투수진의 기둥이 됐다. 절친한 선배 구승민과 함께 불펜진에서 후배 투수들에게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한다.
대기록을 세운 김원중은 이제 가을야구 하나만을 바라본다. 김원중은 팀의 가장 최근 가을야구인 2017년 준플레이오프를 겪은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그는 “내가 많이 나가면 우리 팀이 많이 이긴다는 뜻이니까 몸 관리 잘 해서 좀 더 많은 경기를 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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