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서 야간·휴일에도 진료” 전국 첫 모델 ‘민관협력의원’ 제주서 10월 문연다
지자체가 건물 장비 구입후 민간에 장기임대
농촌 의료공백 없애기 위한 전국 첫 모델
제주 서귀포시가 의료취약지역 주민 불편을 없애기 위해 추진하는 ‘민관협력의원’이 전국 최초로 오는 10월 문을 연다. 민관협력의원은 서귀포시가 부지와 건물, 의료장비 등을 구입해 민간에 장기 임대하는 방식이다.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델이다.
서귀포시는 최근 ‘서귀포시 365 민관협력의원’ 운영자 4차 공모를 실시한 결과 단독입찰로 낙찰됐다고 17일 밝혔다. 낙찰자는 서울에서 정형외과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다. 서귀포시는 사용허가 신청서와 운영계획서를 검토해 문제가 없다면 이달 계약을 체결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10월부터 민관협력의원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민관협력의원 운영자를 찾는 사용허가 입찰은 그간 3차례에 걸쳐 유찰됐다. 이번 4차 공모에서는 사용허가 조건 중 하나인 ‘내과·가정의학과·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지자 중 1명을 필수로 한 2∼3명 의사 진료팀 구성’을 ‘전문의 자격 소지자’로 완화한 결과 낙찰자가 나왔다.
서귀포시는 민관협력의원의 기본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휴일 없는 365일 진료, 오후 10시까지 야간 진료, 건강검진기관 지정 조건은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민관협력의원은 농촌지역인 제주 서남부권 주민들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휴일과 야간에도 의료 공백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 지역 주민들은 휴일 등에 병원을 가려면 차량으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제주시 도심 지역까지 이동해야 했다.
민관협력의원은 이같은 의료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서귀포시가 예산을 들여 의원급 건물과 의료장비를 갖춘 후 시중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민간에 장기 임대하는 것이다. 대신 야간과 휴일 진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서귀포시는 예산 47억여원을 들여 대정읍 상모리 3679번지에 의원동(885㎡)과 약국동(80㎡)을 건립해 지난 1월 준공했다. 의원동에는 진료실과 처치실, 방사선실, 검진실, 물리치료실 등이 있으며 15종·46대의 의료장비도 도입했다. 바로 옆 약국동에는 조제실 및 민원대기 공간 등이 있다. 임대는 5년 장기임대 방식으로, 한차례에 걸쳐 5년 연장할 수 있다.
약국은 지난 1차 공모 때 낙찰됐으며 의원 개원에 맞춰 함께 문을 열 예정이다.
이종우 서귀포시장은 “전국적으로 의사 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민관협력의원은 의료가 취약한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민관협력의원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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