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엔해비타트 논란'에 "문재인 정권의 방만한 감시"
박수현 "선거철이 된 것...정치공세"
강민국 "망상에 적반하장"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유엔 산하 기구 행세' 논란에 휩싸인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권의 방만한 감시 아래 이런 사례가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고 질타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가짜 '유엔 간판' 내걸고 수십억 기부금 챙긴 청와대 전 수석.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갔을 리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제기구인 유엔과 아무 관련도 없는 가짜 '유엔 간판'을 내걸고 수십억 기부금을 받은 단체의 초대 회장이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누가 봐도 유엔 관련 단체라 착각할 만한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라는 이름의 단체였지만, 실제는 유엔 해비타트 본부와 협약도 맺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유엔'이라는 이름을 믿은 기업들은 이 단체에 4년간 무려 44억 원에 달하는 기부를 했으니, 이 단체는 사실상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며 "게다가 이들은 국회사무처가 협약체결을 세 차례나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 협약을 맺지 않으며 몽니를 부리고, 유엔 해비타트 본부가 '공식 협약 없이 로고를 쓰지 말라'며 중단요청까지 하는 국제적 망신까지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 단체의 초대 회장이 대통령을 보좌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었고, 출범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축사까지 보냈다고 한다"면서 "박 전 수석은 대통령에게도 해당 단체가 '유엔'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했던 것인가. 아니면 문 전 대통령은 숱한 문제가 많은 가짜 유엔 간판 단체임을 알고도 축사를 보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시작부터 가짜 간판을 내세운 이 단체는 기업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참치 집, 장어집에서 수백만 원을 지출하는 등 식당에서만 무려 2억 4000만 원을 썼다"며 "유엔 산하 기구의 과학적 검증도 부정하던 이들이 정작 뒤로는 유엔팔이를 하며 자신들 배를 불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박 전 수석은 사죄는커녕 '선거철이 된 것'이라는 황당한 망상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익과 서민 주거, 청년의 꿈까지 무참히 짓밟나'라는 적반하장을 보였다"면서 "그렇게 당당하면 왜 국회사무처의 권고를 따르지 않았나. 그리고 만약 '유엔'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또 박 전 수석이 회장이 아니었다면 기업으로부터 그렇게 많은 기부를 받을 수 있었겠나"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전날(16일)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는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유엔 해비타트 산하 기구로 행세하며 44억 원을 기부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태경 특위 위원장은 "유엔이나 유엔 해비타트 본부와 기본 협약도 없이 산하 기구인 척 행세를 해 지난 4년간 공기업·대기업·금융회사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며 "기부금 모금 과정에서 스스로를 유엔 해비타트 소속이라고 홍보했고 로고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는 지난 2019년 '세계 최초 개별 국가 유엔 해비타트 위원회'라며 출범하며 문재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 전 수석이 초대 회장을 지냈다. 그러나 최근 유엔으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지 않은 비영리 사단법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더팩트>는 지난 7월 한국위가 유엔 또는 유엔해비타트 본부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지 않은 일반 사단법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단독] 文 축하 '유엔 해비타트 최초 국가위원회 한국 탄생', 알고 보니 '거짓') 당시 한국위 측은 <더팩트>에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다. 보도 이후 한국위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일부 국회의원들은 프로필에서 관련 이력을 삭제했고, 한국위와 협업했던 기관 등은 협약을 종료하거나 후원을 중단했다.([단독 그 후]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지워지는 흔적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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