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감동 실화인데..하정우X배성우, 몰입 되시겠어요?[MK무비]
오는 9월 27일 개봉하는 영화 ‘1947 보스톤’은 대한민국 최초 국가대표 마라토너들의 감동 실화를 다룬 휴먼 드라마.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담아낸다.
메가폰을 잡은 강제규 감독은 ‘1936년도 베를린 올림픽, 손기정 선수가 42.195km를 달리는 동안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는 화두를 던지며, “벅찬 영광의 순간이자 선수들의 뜨거운 피·땀·눈물의 결실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했다.
하정우는 일제강점기, 2시간 29분 19초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음에도 일장기를 화분으로 가린 채 고개를 숙인 ‘손기정’ 역을 연기한다. 임시완이 침통한 표정과 광복 후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전 세계 취재진과 관중의 뜨거운 관심 속 달리는 ‘서윤복’을연기한다. ‘마라톤의 지휘자’이자 보스턴 대회에서 서윤복의 코치로 참가해 12위로 골인한 남승룡 역은 배성우가 연기한다.
배성우는 지난 2020년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을 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돼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중도 하차한 전력이 있다. 당시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연기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1947 보스톤’이다.
1년간의 짧은 자숙 기간을 가진 배성우는 이후 대만 인기 로맨스 영화 리메이크작인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조연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을 알렸고, ‘1947 보스톤’ 개봉 소식과 함께 하정우의 새로운 영화에도 러브콜을 받았다. 하정우가 ‘허삼관’(2015) 이후 8년 만에 다시 감독으로 복귀하는 ‘로비’ 캐스팅 제안을 받고 논의 중인 상황이다.
하정우 역시 2020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이력이 있다. 이후 영화계 절친 윤종빈 감독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통해 복귀했다. 작품을 선보이기까지 약 2년이 걸렸지만, 촬영 기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자숙 기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오히려 화려한 OTT 입성이었다.
하정우는 올해 ‘수리남’을 시작으로 또 다른 절친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으로 주무대인 스크린으로 돌아왔지만 화려한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200여억원이 투입된 ‘비공식작전’은 손익분기점 600만명대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17일까지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작품의 완성도는 기본, 어떤 의미로든 리스크는 줄이고, 다채로운 미덕을 보여줘야 할 때. 하정우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그것이 무엇이든) 영화계 내부에서부터 먼저 바뀌지 않는다면, 감독이 된 정우성이 밝힌대로 상업 영화 공식을 핑계로 그 어떤 도전하지 않는다면, 점점 더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가 이러하니 작품의 색깔과 메시지에 좀처럼 동떨어진 캐스팅 조합에, 늘 봐오던 진부한 그림에 벌써부터 적잖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 ‘클로젯’ ‘비공식작전’이 연이어 흥행에 참패한 하정우는 특히 더 무거운 부담감을 안게 됐다. 과연 작품 자체의 힘과 배우들의 넘사벽 재능으로 반전의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이번에도 대진표는 살벌하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송강호 주연작 ‘거미집’, 강동원 주연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와 맞붙는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여름대전 흥행 성적표를 보고 영화계의 충격이 상당하다. 추석대전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 각 사마다 극심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다 찍어 놓은 영화를 마냥 묵힐 순 없는 상황”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철지난 영화라는 기시감, 여기에 물의를 빚은 배우의 개인사와 대중의 시선, 한국 상업 영화에 대한 신뢰도 하락까지 더해져 내부적으로도 걱정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기존에 해오던 쉽고 안일했던 방식에서 달라질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냉정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관객의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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