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할것” 일본발 협박메일 벌써 다섯번째...이번엔 ‘여기’ 노렸다

경찰 등에 따르면, 17일 0시쯤 대법원을 비롯해 일본 대사관과 일본인 학교, 지하철역 등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국내로 발송됐다. 이메일은 지난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테러를 예고한 일본 법률사무소 계정으로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3.8.17 [김호영기자]

국내 주요 시설과 정치권 유력 인사를 테러하겠다는 일본발(發) 협박 이메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일본 대사관과 일본인 학교, 대법원, 지하철역, 철도역 등을 폭파하겠다는 이메일을 이날 0시께 받았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대구·인천·성남·안양·부천·안산·고양시청도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다. 작성자는 “바늘이 박힌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 폭파 시간은 8월18일 오후 3시 34분부터 8월19일 오후 2시7분”이라고 적었다. 경찰 관계자는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지만, 폭발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기본적으로 협박을 위한 목적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했다.

이메일은 지난 7일 일본의 법률사무소 계정으로 발송되면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테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발신자로 적힌 가라사와 다카히로(唐澤貴洋)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현직 변호사다. 일본에서 국내로 발송된 협박 메일은 이날로 다섯 번째다. 서울시청·남산타워·국립중앙박물관 등이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다.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긴급 대피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일본 도쿄에 있는 한국대사관도 테러 대상으로 지목돼 일본 경찰이 주변 경비를 보강했다.

경찰은 이들 메일이 일본 내 인터넷 주소(IP)에서 발송된 사실을 확인하고 일본 경시청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법무부를 통해 형사사법공조 절차를 밟고 있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수사에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메일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테러를 예고한 만큼 공조가 빨리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