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보다 2㎞↓"…감독·단장, '너무 느린' 5강 승부수 어떻게 봤나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미국에서 뛸 때부터 트랙맨 데이터를 다 갖고 있는데, 미국에서보다 구속이 2㎞ 정도 느리게 나오더라고요."
좌완 태너 털리(29)는 NC 다이노스의 마지막 5강 승부수다. NC는 지난 4일 테일러 와이드너(29, 현 삼성)를 웨이버 공시하면서 태너를 총액 20만 달러에 데려왔다. NC는 5강 굳히기를 위해서는 와이드너보다는 기복이 없고 안정적인 2선발이 필요하다 판단했고, 태너가 그 임무를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태너는 15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KBO리그에 데뷔했다.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무4사구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86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0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력이 좋았고, 슬아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에는 한화 타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문제는 직구 구위였다. NC는 태너를 영입할 당시 직구 구속이 144~148㎞로 형성된다고 했는데, 이날은 136~144㎞로 형성됐다. 태너는 이날 노시환에게 솔로포, 닉 윌리엄스에게 투런포를 허용해 3실점했는데 두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한 구종은 모두 직구였다. 구속이 나오지 않다보니 제구와 상관없이 힘 있는 타자들에게 맞아 나갔다.
NC는 처음부터 태너가 구위형 투수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5강 승부수라고 하기에는 느려도 너무 느린 공을 던졌다. 퀄리티스타트 피칭에도 '왜 구속이 느릴까' 분석부터 할 수밖에 없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우리 환경, 태너의 컨디션 문제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구속으로 보면 최고 구속이나 평균 구속이 모든 구종에서 2㎞ 정도 저하된 게 보인다. 첫 등판이라 컨디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다만 장타 2개를 허용한 것은, 미국에서도 라인드라이브와 뜬공의 비율이 높았다. 땅볼과 수치가 비등했다. 그건 경기를 하면서 로케이션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이건 태너보다 포수 선수들의 몫이 크지 않나 싶다"며 "구속이 강렬한 구위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준수하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임선남 NC 단장의 생각도 비슷했다. 임 단장은 "태너가 미국에서 뛸 때 트랙맨 자료도 우리가 다 갖고 있다. 그 자료와 비교해도 구속이 2㎞ 정도가 떨어져서 나왔다. 노시환은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우타자니까 그 홈런은 어쩔 수 없다 생각하는데, 윌리엄스에게 홈런을 맞은 공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태너가 이제 한국에 온 지 1주일밖에 안 됐고, 비자 문제를 해결하느라 그사이 일본도 다녀왔다. 적응과 컨디션 문제가 없을 수 없다. 컨디션을 회복하면 구속도 같이 올라오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구단의 우려를 아는지 태너는 구속 회복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마지막 투구가 3주 전이었다. 그 영향이 큰 것 같다. 한국에 와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다시 만들려 노력하고 있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시속 146㎞(91마일)까지는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태너는 "구속을 91마일까지는 올리고 싶다. 미국에서도 88~91마일을 왔다 갔다 했다. 3주 정도 피칭이 없었다가 어제(15일) 처음 라이브 피칭 개념으로 들어간 거라 몸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NC는 17일 현재 50승47패2무로 4위에 올라 있다. 5위권과는 2~3경기차 앞서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촘촘한 순위 싸움에 펼쳐지고 있다. NC는 최근 3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고, 시즌 45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태너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여유도 없다.
강 감독은 태너의 구속 개선 가능성과 관련해 "컨디션 문제다. 던지던 구속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RPM(회전수)은 국내 공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조금 더 수치가 높았다. 구속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태너 역시 "KBO리그 공인구 자체가 심이 있어서 RPM이 더 잘 나오는 공인 것 같다"며 이른 시일 안에 잃어버린 2㎞를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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