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맥박' 짚는 스타트업...대안신용평가로 자금숨통 틔운다
IBK기업은행 등과 성능검증, 금융위원장상 수상도
KB국민은행과 함께 대안신용평가 API 개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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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기업의 부실이 심화되면서 은행권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1%로 전달대비 0.05% 상승했다. 신용보증기금은 내년 중소기업 부실율을 올해(3.9%)보다 높은 4.2%로 전망했다.
은행에게 가장 필요한 건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구분할 수 있는 '선구안'이다. 그러나 국내 영리법인 사업자 중 95% 이상은 공시 의무가 없는 비외감법인이다.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재무정보가 제한된다. 은행 입장에서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기업을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박 대표는 "재무제표에는 드러나지 않겠지만 예를 들어 회사 홈페이지가 제대로 접속되는 기업과 접속되지 않는 기업의 부도율은 다르다"며 "고용정보도 마찬가지다. 최근 퇴사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거나 언론보도가 확연하게 줄어들 경우 위험신호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펄스를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했을 때 기업의 부도율은 등급에 따라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용등급 하위 기업에 부도율이 집중돼 있는 기존 신용평가모형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안신용평가 사업을 총괄하는 박영준 앤톡 이사는 "실제 펄스를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했을 때 기업의 부도율은 등급에 따라 점진적으로 소폭 증가하다 최하위 등급에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최하위 등급이 아닌 특정 등급에 부도율이 집중되는 기존 신용평가모형과는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펄스의 또다른 역할은 B~BB 등급에 집중된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세분화하는 일이다. 기존 신용평가모형으로 국내 기업을 평가했을 때 전체 86.8%가 B~BB 등급에 집중돼 있다.
박 이사는 "펄스를 이용했을 때 기존 B~BB 등급 기업의 비중은 54.5% 줄었다. 대신 기존 신용평가모형에서 8.8%에 불과했던 BBB 등급은 21.3%, 2.1%였던 A 등급은 9.8%로 늘었다"며 "기존 신용평가모델은 이종 산업 간 특성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B~BB 등급에 묶여있던 기업에게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다. 실제 e커머스 스타트업 A사의 경우 펄스로 평가했을 때 예측금리가 4.02%로 기존 신용평가모델(7.3%)보다 3.28%포인트 낮았다. 자금조달 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올해 1월에는 IBK기업은행과의 성능 검증(PoC) 사례를 토대로 금융위원회 'D-테스트베드'에서 대상(금융위원장상)을 수상했다. D-테스트베드는 핀테크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 등이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의 사업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 2분기에는 롯데카드와 법인 카드차주를 대상으로 성능 검증을 진행했으며 '우수' 판정을 받았다. 앤톡과 롯데카드는 대안신용평가모형 도입을 위한 금융위원회 위탁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실제 카드차주를 대상으로 대안신용평가를 연내 실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핀테크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동대문 패션 공급망 중소기업에 대한 대안신용평가 모형도 개발하고 있다.
박 이사는 "특정 등급에 기업들이 몰리는 현상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존 신용평가모형을 보완하는 역할로 시작해 향후 단독 신용평가모형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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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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