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MRI 진료기록 CD 담지 말라고? 상급병원에 바로 보낸다"…마이데이터 시행 '초읽기'

송혜리 기자 2023. 8. 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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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형병원 진료를 권했다.

대형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기 위해선 그간 진료·검사 내역을 CD 또는 종이서류로 직접 챙겨야 했다.

CT·MRI 등 진료 정보를 CD혹은 서류형태가 아닌 데이터로 다른 병원에 전송할 수 있게 된다.

CT·MRI 등 진료정보를 CD에 담지 않아도 다른 병원으로 해당 데이터를 옮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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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추진전략' 시행되면 어떤 변화 있을까
내년 의료·통신·에너지 등 선도 사업 시행2025년 상반기부터 본격 시행
보건의료, 복지, 통신, 에너지 분야부터 선도적 적용
국민 체감서비스 예시(사진=개인정보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A씨는 허리디스크가 재발해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대형병원 진료를 권했다. 대형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받기 위해선 그간 진료·검사 내역을 CD 또는 종이서류로 직접 챙겨야 했다. 필요한 서류를 챙기는 데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데다가, 재검사까지 받게 돼 추가 비용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같은 불편이 사라질 전망이다. CT·MRI 등 진료 정보를 CD혹은 서류형태가 아닌 데이터로 다른 병원에 전송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진료·처방정보를 자신의 웨어러블기기 분석 결과와 결합시켜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게 된다.

아울러 전기·가스 사용량과 통신사용량, 만성질환 병력을 결합해 노인의 고독사 방지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고, 자신이 구매한 문화콘텐츠 구매·이용기록과 SNS에 올린 사진 등을 결합해 맞춤형 K-콘텐츠를 추천 받을 수도 있게 된다.

17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 마이데이터 혁신 추진전략'에 따르면, 내년 의료·통신·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선도 사업을 거쳐 2025년 상반기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마이데이터란 국민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옮겨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에 활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고, 사업자가 이용자의 동의를 받아 제3자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아 맞춤형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내 진료 정보, CD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다른 병원에 전송된다

마이데이터 제도가 시행되면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학습관리, 건강관리, 식단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 CT·MRI 등 진료정보를 CD에 담지 않아도 다른 병원으로 해당 데이터를 옮길 수 있다.

가령, 병원A를 다니던 한 환자가 병원B로 병원을 옮기려고 할 때, 병원A에 그간 MRI·CT 등 검사결과를 병원B에 데이터로 전송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신용카드 결제 내역·카드 할인 혜택 정보를 숙박시설·여행상품 예약정보, 자동차 임대정보·목적지 등과 결합해 더 고도화된 여행 중 명소·맛집추천, 이동경로 내 즐길거리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청약 신청 내역 데이터를 대출현황·신용정보, 관심 매물 정보와 결합해 매물추천 혹은 청약 안내 서비스로 받을 수 있다.

부모님 요양병원 투약기록 분석, 돌봄 플랫폼에서 받아본다

마이데이터는 고령화 시대의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고 또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노인가구 위급상황 대응이다. 만성질환 병력 데이터를 전기·가스·수도 등 사용량, 통신사용량·스마트폰 깨움 횟수와 결합해 노인의 고독사 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요양병원·요양원에 있는 노인의 처치내역과 투약기록을 '돌봄 플랫폼'에 보내면, 자녀 등 보호자들이 처치내역과 재활기록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구직(고용)이력·관심기업 내역·이력서 정보·공공근로 정보 등을 어학점수 증명·평생교육 이수 증명 내용과 결합해 맞춤형 일자리를 매칭하거나 시니어 취업 지원 서비를 제공할 수도 있다.

'K-컬처 큐레이션' 사업 등장도 기대

사업자들에겐 새로운 사업 기회도 생긴다. 기존에 확보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산업·분야의 데이터를 융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고, 또 기업 간 경쟁·협업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병원·약국이 보유한 진료·처방정보와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한 협압·혈당수치, 산소포화도 등을 결합해 '헬스케어 서비스'사업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보주체인 개인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식단·운동 코칭 등 맞춤형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개인이 SNS에 올린 사진·취미 관심사 데이터를 문화콘텐츠 구매, 이용기록과 결합해 K-콘텐츠 추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다. K-컬처, K-콘텐츠 이용자를 위한 관광상품(뮤직비디오, 드라마 촬영지 등)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발표한 전략에 따라 의료·통신·에너지 등 국민 체감효과가 높은 부문부터 제도를 우선 시행하며, '마이데이터 지원 플랫폼'을 통해 국민이 스스로 전송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필요한 정보만을 최소한으로 수집하고 전송받은 데이터는 전송목적 범위 내에서만 활용하도록하고, 개인정보 보호의무 위반 시에는 엄정하게 제재한다. 아울러 사업자 진입규제는 최소화하며 분야별 특성에 따라 전송비용·데이터 성격 등을 고려해 과금체계를 수립하고, 설비투자에 대한 각종 지원책 마련도 추진한다.

최장혁 개인정보호보위원회 부위원장은 "2025년부터 마이데이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정보주체 측면에서는 적극적 프라이버시 권리를 보장해 진정한 의미에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생태계 측면에서도 기업·기관별 칸막이에 가로막힌 데이터를 정보주체 의사에 따라 융합해, 데이터 경제체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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