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경고” 우크라, ‘푸틴 자존심’ 크림대교 때린 드론 영상 공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각)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자국 해군이 올해 새 군함 30척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지난달 이른바 '푸틴의 자존심'으로 칭해지는 크림대교를 공격한 게 자국 드론이었다는 점을 처음 인정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은 최근 미국 CNN방송에 자체 개발한 원격 조종 수상 드론이 지난달 17일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를 공격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수중 드론 2대 중 1대가 크림대교 기둥에 부딪히기 직전 상황을 조종사 시점에서 본 영상, 폭격 이후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었다.

말리우드 국장은 "이 드론을 통해 최근 크림대교를 성공적으로 공격했다"고 했다.

그간 러시아는 크림대교가 공격받은 일을 놓고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를 직접 시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러시아는 크림대교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크림대교 통행이 긴급 중단되기도 했다.

SBU가 이번 크림대교 공격을 인정한 데는 새 드론에 대해 러시아에 경고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가디언은 분석했다.

말리우드 국장은 "우리는 작전에 완전히 집중했고, (작전)마지막 날은 매우 긴장한 상태였다"며 "(크림대교에서)폭발이 일어났을 때 우린 너무 기뻐 서로 축하했다. 모두에게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의 최전선을 방문해 국기에 글을 남기고 있다. 자포리자는 우크라이나가 반격에 돌입하면서 전력을 집중해온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크림대교는 2014년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저 잇는 유일한 육로다. 이번 전쟁에선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한다.

특히 2018년 5월18일 개통식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아 다리를 건널 만큼 의미를 부여해 '푸틴의 자존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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