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고삐 죄나…금감원 “은행권 대출 종합점검할 것”

박채영 기자 2023. 8. 17. 14: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감원, 국내 17개 은행 은행장 불러 간담회
DSR 산정 등 가계대출 취급실태 점검
“금융사고는 은행장이 직접 점검하라”
17일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내부통제, 가계대출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체계 등 가계대출 취급실태 종합 점검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모양새인데 중국 경기침체 우려로 금융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경남은행, 국민은행, 대구은행 등 은행권에서 잇따라 적발된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은행장이 직접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17일 금감원은 이준수 부원장 주재로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국내 17개 은행장 등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와 더불어 최근 은행권에서 적발된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해 논의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가계대출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번 달부터 10월까지 종합점검을 하기로 했다. 점검 범위는 대출규제 준수 여부, 여신심사의 적정성, 가계대출 영업전략·관리체계, 질적 구조 개선 관리현황, 가계대출 관련 IT 시스템 점검 등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가계대출은 지난 7월 5조4000억원 증가했다. 6월(3조5000억원), 5월(2조8000억원), 4월(2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가팔라졌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 7월 6조원이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DSR 산정이 적절했는지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소득 범위를 넘어가는 지점이 있는데도 그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DSR 모델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만기 40~50년 주담대가 활성화면서 점검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일반 상식을 벗어나서 차주별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은 없는지, 상환능력 부족자에게 과잉 대출을 하고 있지 않은지 (은행권이) 신중하게 살펴봐달라”며 “(50년 주택담보대출 대상을 만 34세 등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하며 보고(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재한 이 부원장은 “향후 금리상승 기대 약화, 자산가격 상승 기대감 등이 확산될 경우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도 일선 영업현장에서 DSR 등 현행 대출규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거나 우회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관리할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1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내부통제, 가계대출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 개최됐다. | 금융감독원 제공

한편, 금감원은 은행권에서 잇따라 적발되고 있는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은행장이 직접 내부통제 점검을 실시하고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경남은행 56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 국민은행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 활용 주식매매 등의 금융사고가 드러났다. 대구은행에서는 지점 직원들이 고객 동의 없이 증권 계좌를 임의 개설한 일이 적발됐다.

이에 금감원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전사적으로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11월 마련된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는지, 최근 사고 관련 유사 사례가 있는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 통제 현황이 어떤지 등을 점검해 오는 31일까지 은행장 확인 서명을 담아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