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몸 밖에서 뛰던 심장, 한국 도움으로 안에 넣은 인니 소년

이용권 기자 2023. 8. 17. 14: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도네시아의 7세 소년 미카엘의 심장은 얼마 전까지 몸 밖에 있었다.

다행히 미카엘은 한국에서 심장을 가슴안으로 넣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

한석주(소아외과), 정조원(소아심장과), 신유림(심장혈관외과) 교수는 미카엘의 심장 CT 등 검사 자료를 확인한 뒤 치료를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약 3억 원 상당의 이번 미카엘 군의 수술 및 입원 치료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됐으며, 외부 후원단체 (사)글로벌사랑나눔, 한국심장재단, 한국기독공보 등의 후원도 있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장이소증 어린이 미카엘, 세브란스병원서 수술 성공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 프로그램으로 지원
신유림 교수가 병동에서 미카엘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인도네시아의 7세 소년 미카엘의 심장은 얼마 전까지 몸 밖에 있었다. 100만 명중 5명꼴로 발병한다는 심장이소증(ectopia cordis)을 앓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심장이소증은 심장이 몸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원인 불명의 희소 질환이다. 심장이소증을 앓는 신생아의 90% 이상은 사망한 채 태어나거나 태어났더라도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 미카엘도 인도네시아 의료진이 전망했던 그의 예상 수명은 2년이었다.

다행히 미카엘은 한국에서 심장을 가슴안으로 넣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

세브란스병원(병원장 하종원)은 미카엘 하레사난다 군을 초청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고 17일 밝혔다. 미카엘은 현재 일반 병동에서 퇴원을 준비하고 있다.

미카엘은 인도네시아 현지 목사와 한국인 선교사를 통해 세브란스병원과 만났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미카엘은 여러 국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던 중, 가까스로 사단법인 글로벌사랑나눔을 통해 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과 연결됐다. 세브란스병원은 미카엘을 의료 소외국 환자 초청 치료 프로그램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Global Severance, Global Charity) 대상자로 선정했다.

한석주(소아외과), 정조원(소아심장과), 신유림(심장혈관외과) 교수는 미카엘의 심장 CT 등 검사 자료를 확인한 뒤 치료를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미카엘의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다. 심장은 멀리서도 보일 만큼 큰 혹처럼 몸 밖으로 나와 있었고, 두 개가 있어야 할 심실이 하나밖에 없는 ‘기능성 단심실’이었다. 폐로 혈류를 보내는 폐동맥이 없고, 네 개여야 할 심장 판막도 하나밖에 없어서 혈액이 역류했다. 두 혈액이 심장 내에서 섞여 만성 저산소증까지 발생해 심장은 물론 뇌 등 타 장기의 기능 저하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집도한 한석주, 신유림 교수는 심장을 체내로 넣기 위해 우선 가슴과 복부를 구분하는 근육인 횡격막을 인공재료로 새로 만들었다. 심장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가슴에는 충분치 않아 복부를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더해 단심실 내에서 혈액이 잘 섞일 수 있도록 하는 심방중격 절제술, 판막 역류를 막는 판막 성형술까지 동시에 진행했다.

모든 수술을 마치고 나서는 수술 부위를 인공재료로만 덮어 놓고 경과를 지켜봤다. 당장 봉합해버리면 부어 있던 심장이 체내로 들어가면서 압력이 가해지는 등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틀 후 심장 부기가 빠지면서 봉합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미카엘은 현재 여느 아이들과 같이 병동 여기저기를 활보하며 퇴원을 기다리고 있다.

미카엘이 어머니와 함께 야외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한석주 교수는 "미카엘의 경우와 같이 희소 질환을 앓는 환자가 세계 곳곳에 많이 있지만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미카엘에 적용한 수술 성공 사례가 널리 알려져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2011년부터 ‘글로벌 세브란스, 글로벌 채리티’를 통해 경제적인 문제와 의료수준의 한계로 고통받는 해외 환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지속적으로 치료를 돕고 있다. 현재까지 총 88억 원 상당의 병원 내외의 지원금을 통해 아이티, 케냐 등 29개국 226명의 환자를 초청해 치료했다. 약 3억 원 상당의 이번 미카엘 군의 수술 및 입원 치료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됐으며, 외부 후원단체 (사)글로벌사랑나눔, 한국심장재단, 한국기독공보 등의 후원도 있었다.

이용권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