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광상품 팔아 외화벌이 나서나?…관광지 준비는 ‘미흡’

김경진 2023. 8. 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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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위성 사진으로 베일에 싸인 북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랩스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활용하는데, 지상의 가로 세로 0.5 미터 크기 물체의 식별이 가능한, 기본적인 군용 정찰위성 수준입니다. 대상 선정과 분석 작업은 전문가 자문단을 꾸려 연중 함께 합니다. 이번 순서에서는 북한의 국경 개방 동향과 그에 따른 관광지 정비 상황을 짚어봅니다.


2020년 1월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 처음으로 인적 교류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어제(17일) 신의주-단둥 압록강 철교를 통해 카자흐스탄 세계태권도대회에 참가하는 북한 태권도 선수단 104명이 국경 넘었습니다. 3년 7개월 만입니다. 북한을 전문으로 다루는 여행사들은 최근 국경 개방에 대한 공지를 들었다며, 관광 상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국경 개방 이후 관광을 위해 시설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성으로 들여다보니, 정비 상황이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 스웨덴 북한여행사 "이달 중 북한 국경 개방"…상품 판매 시작

스웨덴의 북한 전문 여행사 '코리아콘술트(koreakonsult)가 지난 14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북한이 8월 말 이전에 국경을 개방할 것이란 공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행사는 "먼저 북한으로 돌아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국경이 열리고 이후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 관광 재개는 몇 달 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여행상품 예약도 받기 시작했습니다.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일 75주년에 맞춘 여행 상품인데,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북한 수도 평양의 주요 랜드마크와 개성, 사리원 등 지방도시를 방문하고, 평양에서 열리는 열병식과 다양한 축제를 구경합니다. 이 상품들은 898유로, 우리 돈 130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앞서 중국의 북한전문여행사 고려투어도 북한이 조만간 자국민을 대상으로 국경을 개방할 거란 공지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양덕온천문화휴양지


■ 북한 관광지 정비 '분주'…건물 신축 등 포착

북한은 국경 개방을 앞두고 관광지 정비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온천 휴양관광지, 평안남도 양덕군 양덕읍에 위치한 양덕온천문화휴양지의 경우, 관광객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 등 여러 채의 건물을 새로 지었습니다. 작년까진 공터였는데 올해 초에 신축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관광지 금강산 지구도 정비가 한창입니다. 2019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 시설을 모두 철거하고 북한식으로 새로 지으라고 한 이후 곳곳에서 철거가 진행됐습니다.


특히 금강산 관광객의 숙박 시설로 사용된 구룡마을의 경우, 간이주택 200여 개와 공연장, 온정각 동관 건물 등이 지난 6월쯤 모두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제 이곳에 북한이 '북한식'의 새로운 건물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마식령스키장


■ 예상보다 더딘 정비 속도…자재 수급 부족 때문?

곳곳에서 정비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그 속도는 더뎌 보입니다. 북한이 내세우는 주요 관광지들, 원산갈마지구,마식령스키장, 능라인민유원지, 와우도 유원지, 용강 민속공원 물놀이장 등을 살펴봤는데 큰 변화를 찾기 힘든 곳이 많았습니다.


또 남포의 유명 관광지 '서해갑문'의 경우, 항구에 가건물을 새로 지었다가 최근 다시 철거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건설 기사로 일하다 최근 탈북한 탈북민 김 모 씨는 "일반 살림집의 경우 북한에서 자체 조달하는 자재로 어느 정도 건설이 가능하지만, 관광지 건설에는 해외에서 자재를 들여와야 보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인테리어 자재가 전부 수입품이기 때문에, 원산갈마의 경우도 겉은 다 꾸며졌지만, 실내 인테리어가 안 됐다고 한다"며 "국경 전면 개방 이후 자재가 들어와야 정비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한범 위원은 "관광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데다, 호텔만 지으면 돈이 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북·중·러 '뉴노말' 시대에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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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kj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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