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유해 부서져"…하와이 시신 수습·신원확인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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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산불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째로 접어들었지만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중 극히 일부만 신원이 확인돼 실종자들 가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미국 전역에서 전문가들이 하와이에 모여 신원 확인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는 등 제약이 많아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마우이에는 미국 전역에서 검시관과 병리학자 등 전문가들이 투입됐지만 이들은 희생자들 신원을 확인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BBC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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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들 "우리도 피해자"…트라우마 호소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하와이에서 산불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째로 접어들었지만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중 극히 일부만 신원이 확인돼 실종자들 가족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미국 전역에서 전문가들이 하와이에 모여 신원 확인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신이 심하게 훼손되는 등 제약이 많아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들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사망자 110명 중 단 7명만 확인돼
16일(현지시간) CNN과 BBC,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사망자 수는 이날까지 11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신원이 확인된 것은 7명뿐이며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는 1300여명에 이른다. 수색은 약 32%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한 탓에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카운티 경찰서장은 "우리가 (누군가의) 가족과 친구들을 발견할 때 그 유해는 금속을 녹일 정도의 화염을 거쳐 간 것이다"며 "유해를 수습하는 순간 부서져 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옷을 털 때 재만 날리는 게 아니라 우리 이웃의 유해도 같이 떨어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재로 각종 의료 기록 등 신원 확인에 참고할 만한 자료도 모두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국은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에게 DNA 샘플 등을 제공해줄 것을 당부했다.
크리스 밀로이 오타와대학교 임상병리학과 교수는 "유해가 뒤섞여 있는 상태다"라며 "가족들이 육안으로 유품을 식별하는 것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은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우이에는 미국 전역에서 검시관과 병리학자 등 전문가들이 투입됐지만 이들은 희생자들 신원을 확인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BBC는 짚었다.
실제로 과거 다른 재난 현장에서도 피해자들의 신원 확인은 종종 지연돼 왔다.
2017년 영국 런던에서 72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렌펠 타워 참사 당시 희생자들의 신원을 모두 파악하는 데 5개월이나 걸렸다.
또 2001년 미국에서 벌어진 911테러의 경우 현재까지 전체 희생자 중 단 60%만이 신원이 확인됐다.
◇"우리도 피해자"…트라우마 시달리는 대원들
일선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필수 인력도 트라우마 등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지난 8일 산불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의 30%도 이번 화재로 집을 잃었다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소방관 로저 아그데파는 USA투데이에 화재를 진압하던 중 조부모의 집도 불에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도 당시 화재 현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아그데파는 "만감이 교차했다"며 "라하이나의 소방관들이 화재로 집을 잃었을 때 느꼈을 감정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장애와 정신질환 등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루더만 재단은 지난해 더 많은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일선 대응보다 극단선택으로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이들은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해 제때 적절한 도움이나 치료를 받지 못한다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마우이섬에는 지난 8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발생해 여의도 3배 면적인 총 2100에이커(8.49㎢)가 불에 탔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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