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뉴스] '철창 인생 20년' 사순이, 자유 만끽 1시간 만에 사살…이대로 괜찮나
경북 고령군의 한 민간 목장에서 탈출한 지 1시간 10분 만에 즉시 사살된 암사자 '사순이'의 모습입니다.
사순이는 탈출 후 숲 속 그늘에 가만히 앉아 쉬고 있었는데, 경찰과 소방본부는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며 사살을 결정했습니다.
총에 맞은 사순이는 그 자리에서 바로 숨졌습니다.
20년 동안 철창 속에 갇혀 살다가 겨우 1시간 자유를 만끽했던 사순이의 마지막 순간이었습니다.
사순이의 죽음에 최근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마취총을 맞고 기도가 막혀 죽은 침팬지 '루디', 너무 야위어 '갈비 사자'라 불렸던 '바람이'의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사순이에 대한 동정론이 일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탈출 후 고작 1시간, 생전 처음으로 느꼈을 자유는 결국 죽음으로 이어졌다"며 "탈출한 동물을 죽이고 모든 게 마무리됐다는 식의 대응책은 우리 사회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계속 반복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사순이가 살던 사육장 사진을 공유하고는 "맹수류인 사자가 산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비좁았다"며 "동물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줬을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 생태위원회도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까다로운 생포 작전보다 손쉬운 사살방식을 선택한 것은 편의주의에 기댄 것"이라며 "탈출 동물을 생포할 수 있는 고도화된 포획방식 시스템과 메뉴얼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사순이가 새끼 때부터 줄곧 사람 손에 길러져 평소 사람이 손을 대고 쓰다듬어도 될 정도로 온순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사순이는 북아프리카와 남유럽에선 이미 멸종돼 국제멸종위기종 2급으로 분류된 아프리카 사자, 판테라 레오였습니다.
단지 나무 그늘에 누워보고 싶었을지도 모를 사순이의 마지막 모습은 대형 야생동물 보호시설 마련, 관리 사각지대 해소 등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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