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7조원 기업 인수 불발…中 늑장 심사로 '포기'

이인준 기자 2023. 8. 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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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이스라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타워세미컨덕터(Tower Semiconductor) 인수를 끝내 포기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2월 타워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심사가 통과될 기약이 없자, 손을 빼기로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지난 2021년 일본 반도체 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를 인수하려다 중국 당국의 규제 승인 지연으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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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홈페이지 통해 인수 계약 종료 합의 공식 발표
미중 갈등 수위 고조에…韓 반도체도 '만리장성' 우려
[산타클라라(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2011년 1월12일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인텔 본사에 인텔 로고가 붙어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54억 달러(7조2225억원) 규모의 인텔의 이스라엘 칩 제조업체 타워 반도체 인수가 중국의 승인 거부로 무산됐다. 2023.08.16.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인텔이 이스라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타워세미컨덕터(Tower Semiconductor) 인수를 끝내 포기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2월 타워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심사가 통과될 기약이 없자, 손을 빼기로 했다. 미중 갈등이 확산되는 국면에서 반도체 인수·합병(M&A)가 중국의 몽니로 좌초된 사례다.

특히 앞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추가 M&A도 '만리장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들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16일(현지 시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타워세미컨덕터와 2022년 2월 15일자로 체결된 합병 계약에 따라 필요한 규제 승인을 적시에 획득하지 못해 이전에 공개한 타워 인수 계약을 종료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간 M&A는 이해관계가 얽힌 국가의 경쟁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반도체 최대 시장인 중국의 반독점 심사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인텔은 지난해 2월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달러(7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각국의 규제 심사를 응해왔다. 하지만 지난 15일 합병 기한을 앞두고도, 중국의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승인이 나오지 않자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인텔은 이번 합병 계약 포기로 타워세미컨덕터에 3억5300만달러(4700억원)의 종료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합병 승인이 나올 조짐이 없자 인수 포기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M&A에 중국 리스크 확산할 듯

업계에서는 이번 M&A 무산으로 글로벌 반도체 M&A의 셈범이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본다.

글로벌 최대 반도체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그동안 수차례 M&A 승인을 무기 삼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을 압박해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지난 2021년 일본 반도체 기업 고쿠사이일렉트릭를 인수하려다 중국 당국의 규제 승인 지연으로 포기했다. 미국 퀄컴도 세계 2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 NXP를 인수하려다, 중국 당국이 2년 넘게 승인을 내주지 않아 결국 2018년 거래를 중단했다.

이번 사태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2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인텔의 낸드사업부 인수와 관련한 반독점 심사를 통과했지만, 조건부 승인이었다.

특히 중국은 '제3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도우라'는 등 이례적인 단서 조항을 달았다. 중국 경쟁 당국은 특정 기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중국 기업의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진출을 지원하라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해왔다.

앞으로도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보복성 M&A 심사 지연이 잇따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내 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최근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분야 대(對)중국 투자 규제를 추진 중이다. 이에 중국도 갈륨, 게르마늄 등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 같은 맞대응에 나섰다.

이에 최근 수 년간 대형 M&A 대상을 찾고 있는 삼성전자 같은 한국 기업들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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