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집에서 돌봄·의료서비스 가능…시설 CCTV 의무화

이지현 2023. 8. 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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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 수립·발표
초고령사회 성큼 시설·재가 서비스 정비 확대 나서
노인학대 조사 시 불응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은 앞으로 살던 곳에서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치매가족에게만 한정했던 종일방문요양 서비스는 앞으로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로 확대 변경돼 더 많은 이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장기요양기관의 노인학대 현장조사 거부, 방해 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장기요양위원회를 거쳐 향후 5년간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정책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을 이같이 발표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 7월부터 시행된 사회보험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노인인구(926만명)의 10.9%인 101만9000명이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30년 인구 10명 중 1명 75세 노인…돌봄 시설·인력 확충

내년 노인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서고 20025년에는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75세 이상 인구는 현재 399만명(총 인구대비 7.7%) 이지만, 2030년에는 550만명(10.7%)으로 인구 10명 중 1명은 75세 이상 노인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도 2027년 14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44만명 더 늘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노인인구 연령대별 인구 추이현황(천명)

하지만 관련 시설이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장기요양기관은 재가기관 2만1000여개소, 입소시설은 6000여개소 등으로 총 2만7000여개소에 불과하다. 요양보호사도 60만1000명이 근무 중이지만, 2027년에는 68만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관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발전 방향을 수정했다.

우선 장기요양서비스에 정기적 방문 의료 및 사례관리를 연계한 재택의료센터를 통해 재가수급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 지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영상협진을 통한 비대면 건강관리도 강화한다. 내년부터는 중증수급자 방문간호 기본 지원 기준을 일정 대상에서 1·2등급은 별도 조건 없이 월 1회 이용으로 확대키로 했다. 방문간호지시서 유효기간은 현행 180일에서 1년으로 연장된다.

2027년까지 돌봄 필요도가 높은 중증(1·2등급) 재가수급자의 경우 시설입소자 수준으로 월 한도액을 단계적으로 인상키로 했다. 갑작스러운 상태 변화 등이 있는 경우 계획된 서비스 시간 외에도 수시로 방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내년 하반기에 도입해 운영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거동이 불편한 수급자 대상 수급자 안전 확보를 위해 문턱 제거, 미끄럼방지 타일 설치 지원 등 재가환경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야간·주말, 일시적 돌봄 등이 필요한 경우 등에 수시방문도 지원한다. 외출 시 차량·동행 등을 지원하는 이동지원 시범사업도 확산해 나가기로 했다.

치매 가족에게 9일간의 휴가를 부여했던 치매가족휴가제를 확대해 치매 가족과 1·2등급 중증 재가수급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로 수정하고 단기보호 기간도 12일로 확대키로 했다.

요양보호사 업무 환경 개선 기관 노인학대 근절 나서

장기요양기관의 수급관리와 서비스 질 관리도 강화한다. 공급부족 지역 중심 공립 노인요양시설을 현재 128개소에서 2027년까지 53개소 추가해 총 181개소로 확대키로 했다. 공립 주·야간, 단기보호기관도 확충키로 했다. 도심 등 공급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 대한 시설 진입제도는 현행 토지·건물 소유 의무에서 특정 지역, 일정 규모 비영리법인 등 조건으로 임차 검토가 이뤄지도록 개선 검토된다.

내년부터는 집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1·2인실, 개별서비스 제공 등을 강화한 한국형 유니트케어 모델을 개발·확산키로 했다. 시설 내 의료·간호 기능 강화를 위해 계약의사 제도 내실화, 전문요양실 확대, 시설 내 간호인력 확대 등도 추진한다.

요양보호사 1인이 돌보는 수급자 수를 현행 2.3명에서 2025년 2.1명까지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장기근속 장려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도 확대 개선한다. 아울러 중증수급자 방문요양 시 가산금도 현행 하루 3000원을 더 주던 것을 추가 확대키로 했다. 50인 이상 시설에서 5년 이상 근무하고, 승급교육을 40시간 이상 이수한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요양보호사에 선임 역할을 부여하는 요양보호사 승급제는 내년부터 본사업으로 확대하고 관련 수당 지급 등도 지원키로 했다.

요양보호기관 지정 절차 및 진입요건도 강화한다. 대표자 대면평가 등을 통해 기관 진입 시 운영 역량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또 전 기관에 대한 정기평가, 하위기관 수시·재평가 등 상시적 평가와 평가결과 공개·활용 등을 통해 서비스 질 향상을 유도키로 했다. 2025년부터는 기관평가, 행정처분 이력 등 그간 운영실적을 기반으로 지정 후 6년마다 갱신심사를 실시해 부실운영기관을 퇴출키로 했다.

입소형 장기요양기관 3595개소에는 환기설비 설치를 지원한다. 아울러 감염병 위기 시 요양시설 내 진료체계를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시설 내 CCTV 설치가 의무화된다. 노인학대 현장에 출동했을 때 조사 거부 및 업무 방해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로 현장조사의 실효성 강화하기로 했다. 장기요양기관 갱신심사 시 노인학대 이력이 있는 경우 대면 심층평가를 통해 기관 갱신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보장성 강화를 통해 서비스 이용자 만족도를 86.2%에서 5년 후 88%로 1.8%포인트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과 돌봄 가족 모두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우리 세대 모두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사회 기반”이라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장기요양서비스 확충과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이 충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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