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인 상대하다 쓰러진 세무서 민원실장, 끝내 숨져

지난달 24일 악성 민원인 응대하다가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였다가 16일 오후 사망
이를 계기로 국세청, 전국 세무서 민원실에 녹음기 보급

경기 동화성세무서에서 악성 민원인을 응대하다가 의식불명에 빠진 민원봉사실장이 끝내 숨졌다.

16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시 동화성세무서에서 민원인을 응대하던 과정에서 실신한 뒤 의식불명 상태였던 민원봉사실장 A씨가 이날 오후 1시50분쯤 사망했다.

당시 A씨는 부동산 관련 서류를 발급해달라는 민원인과 언쟁을 벌이다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오산장례문화원에 마련됐다.

고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악성 민원 근절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소 일선 세무서들은 악성 민원에 자주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4일 전국 133개 세무서 민원봉사실에 세무 공무원들이 민원인을 응대할 때 사용할 녹음기를 보급했다.

목에 거는 신분증 케이스 모양의 녹음기로, 직원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민원인에게 ‘대화를 녹음하겠다’고 고지한 뒤 녹음을 시작할 수 있다.

한편 국세청은 직원들이 동참해 조성하는 기부성금을 통해 가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실하게 근무했던 민원팀장이 유명을 달리해 안타깝다”며 “가족들을 위해 국세청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