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선수 있으면 감독·코치 편할 것” 한화 33세 트랜스포머 자부심…100% 공감[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나 같은 선수 있으면 감독님이나 코치님은 편할 것 같다.”
한화 트랜스포머 우완 이태양(33)이 16일 창원 NC전서 5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꺼냈던 얘기다. 맞는 말이다. 한화는 최근 한승혁과 장민재를 선발로테이션에서 제외하면서 이태양과 신인 김서현을 넣었다.
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문동주까지 1~3선발은 확실하지만, 4~5선발 무게감이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서 이태양이 갑자기 선발진에 들어와 안정감을 보여줬으니 최원호 감독으로선 안도할 만하다.
이태양은 4년 25억원 FA 계약을 통해 한화로 돌아왔다. 2020년 6월 SK로 트레이드 된 뒤 2년 반만의 컴백. 알고 보면 SSG 시절에도 이태양은 선발과 불펜을 오간 트랜스포머였다. 선발진이 갑자기 공백이 생기면 선발로 뛰었고, 돌아올 투수가 돌아오면 불펜으로 돌아갔다.
적응을 정말 잘했다. 특히 불펜에서 하루아침에 선발로 가는 건 선발을 하다 불펜으로 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투구수, 체력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태양은 “시즌 막판이라 이미 몸은 다 만들어져 있다”라고 했다.
모든 투수는 선발을 꿈꾼다. 이태양이라고 왜 그렇지 않을까. “언제 (선발로)기회가 올지 모른다. 그동안 연습한 부분을 기회가 올 때 보여주고 싶었다. 선발로 나가면 긴 이닝을 던져야 하니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서 수비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최고 144km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불펜으로도 경험이 많지만, 선발 경험도 있기에 다양한 구종을 꾸준히 연습해왔다. 투심은 없지만 커브와 포크볼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면 범타 유도, 타이밍 싸움 모두 가능하다. 그렇게 63구로 5이닝을 삭제했다.
제대로 선발투수를 하고 싶다. 이태양은 “80개는 던지고 싶었다. 처음에 60~70구 얘기가 나왔는데 그럴 거면 선발투수 안 하고 말지 싶었다. 몸은 다 돼 있다. 80개까지 된다고 했다. 이제 더 길게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더니 “나같은 선수만 있으면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은 편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태양도 이젠 베테랑 반열에 접어들었다. “SSG에 있었지만, 마음 속에는 한화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 구단에 감사하다. 팬들에게 뭔가 보여드려 기분이 좋다. 작년에 큰 경험(SSG 통합우승)을 해보니 시야가 넓어졌다. 초구를 던지면서도 2~3구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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