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도 노심초사…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쏠린 눈
“승인 가능성 65%” vs “현 SEC 체제선 힘들어”
현물 ETF 승인되면 채굴 반감기 맞물려 가격 급등
미국 금융 당국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두고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만약 비트코인 현물 ETF가 당국의 승인을 얻어 증시에 상장이 될 경우 거래량 증가로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가상자산 전문 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년 초까지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TF의 심사 기한을 최대 240일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SEC의 현물 ETF 승인이 계속 미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3만2000달러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10분 현재 2만8600달러선에 거래 중이다. 한 달 전에 비해 가격이 1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이달 들어선 가격이 줄곧 3만달러선을 밑돌고 있다.
◇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현물 ETF 승인 신청
최근 여러 대형 금융사는 잇따라 비트코인 현물을 활용한 ETF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는 가장 앞서 지난 5월 SEC에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다. 뒤이어 6월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ETF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SEC는 블랙록이 제출한 신청서에 대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정보와 자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한 차례 승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블랙록은 SEC의 요구대로 다시 서류를 보완해 7월에 재차 승인을 요청했다. 블랙록과 함께 피델리티, 인베스코, 위즈덤트리 등 7곳이 추가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신청서를 냈다.
현재 비트코인 선물 ETF는 SEC의 승인을 거쳐 이미 증시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그러나 SEC는 현물 ETF에 대해서는 추종하는 지수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한 감시 시스템도 부실하다는 점 등을 들어 지금껏 상장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SEC는 5월 아크인베스트가 낸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에 대해서도 “의견 수렴 과정을 더 거칠 필요가 있다”며 지난 13일로 예정됐던 상장 심사 시한을 연기했다.
◇ “상장 승인 가능성 65%” vs “현 SEC 체제선 어려워”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에 대해선 금융 시장과 가상자산업계 안팎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글로벌 ETF 전문 분석가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올해 안에 승인될 가능성을 6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거 SEC에서 집행국장을 지냈던 존 리드 스타크는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의 보수적인 SEC 체제에서는 현물 ETF 승인 결정이 나오기 어렵다”면서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공화당이 배출한 후보가 당선되기 전까지는 SEC의 규제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가 처음으로 출시됐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영국 자산운용사인 자코비는 지난 15일 비트코인 현물 ETF인 ‘자코비 FT 윌셔 비트코인 ETF’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증권 거래소에 상장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유럽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정상적으로 거래될 경우 SEC가 승인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현물 ETF 나오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 가능성
만약 SEC가 상장을 승인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장기간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도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기관들이 참여해 시장이 확대되고,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비트코인 가격은 앞서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만5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아크인베스트에 이어 블랙록까지 현물 ETF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달 만에 가격이 3만2000달러선까지 치솟았다.
가상자산 시장 일각에서는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정이 내려지고, 채굴 반감기까지 맞물릴 경우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달 가상화폐 채굴업체들이 공급량을 줄이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까지 최대 12만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프 켄드릭 가상자산 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 가격이 크게 오르자 채굴업자들이 비트코인을 매각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채굴 비용을 계속 웃돌면 채굴업자들은 공급 물량을 계속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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