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미국 허리케인 피해, 유색 인종 밀집 지역이 더 컸다
지난 30년간 미국을 휩쓴 허리케인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소수 인종에게 집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과 사망자를 통해 허리케인 피해를 계량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이날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1988~2019년 사이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인해 약 2만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흑인, 아시아인, 미국 원주민 등이 다수를 구성하는 카운티에서 초과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초과 사망은 질병이나 재해 등 특정 이유로 인해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수준을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그 늘어난 만큼의 사망자 수를 가리킨다.
이 기간 중 미국에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카운티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해 719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루이지애나주 올리언스 패리쉬(카운티)다. 올리언스 패리쉬는 인구의 58%가 흑인이다. 이어 309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2005년 허리케인 리타), 185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2016년 허리케인 매튜) 순이다. 해리스 카운티는 미국 내에서 흑인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카운티다. 브로워드 카운티는 플로리다주 남부에서 가장 흑인이 많은 카운티로 꼽힌다.
시속 119㎞ 이상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의 경우 가장 가난한 계층인 사회적 취약성 지수(SVI) 3등급 그룹의 초과 사망자가 1781명으로 추산돼 전체 초과 사망자의 57.2%를 차지했다. SVI 2등급 그룹의 초과 사망자는 1139명으로 전체 초과 사망자의 36.6%를 차지했다. 가장 부유한 계층인 SVI 1등급 그룹의 초과 사망자는 193명으로 전체의 6.2%에 불과했다.
이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이 부상, 전염병, 심혈관 합병증 및 호흡기 질환 등 여러 이유로 발생하는데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집단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장애와 빈곤에 노출된 사람이 많을 뿐더러 교통과 건강보험 등 재난상황에서 꼭 필요한 사회적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논문 주저자인 컬럼비아대 환경보건과학과 조교수인 로비 파크는 “허리케인은 미국 전체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서 “흑인, 원주민, 라티노 등 역사적으로 인종주의에 혹사당한 사람들이 많은 곳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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