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승선 불가” 작심 발언에 내부 파장…박성중 “공천 비유 아냐” 진화

이철규, 16일 의원총회서 “배 침몰시키려는 승객 함께 못해”
윤상현 “당 지도부는 수도권 정서 못 느낄 수도”
박성중 “공천과 연결되는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은 함께하지 못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가 술렁였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고 하면 누가 태우겠냐는 취지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특정한 발언이나 의원을 지목한 것은 아니며 “일반적인 이야기”라고 일축했지만 내년 총선 후보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그의 입에서 ‘승선’이란 표현이 나온 만큼 내부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성중 의원은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일부 당내 인사들이 조금 과도한, 현실에 벗어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당을 위해 분란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공천 실무의 키를 쥐고 있는 이 사무총장 발언에 특정인을 겨냥한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선 “공천과 연결되는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며 공개적으로 비판 입장을 밝혔던 4선 윤상현 의원은 이 사무총장 발언에도 재차 입장차이를 보였다.

윤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철규 의원이나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과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은 인식의 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수도권에서 오래 정치하면서 수도권의 정서나 흐름이나 여론에 민감하게 정치하지 않나. 수도권에서의 당에 대한 어떤 인식, 국민적 인식을 아주 피부로 절실하게 느낀다”며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은 영남, 강원권에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사무총장은) ‘사실에 기반해 건전한 건의를 하거나 건강한 의견 제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사실확인도 안 된 것들을 이야기하거나 당원들의 화합을 해치는 발언은 자제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당과 의원을 배와 승객에 빗댄 표현이 공천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선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우리가 한배를 타고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노력해 가야 하는데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