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대박' 보험사들…하반기도 호실적 이어질까

한재혁 기자 2023. 8. 17. 13: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융지주 순위도 가른 보험사들…생·손보 모두 호황
실적 부풀리기, 회계상 착시 지적도…"하반기가 진짜"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올해 상반기 보험업권 전체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신회계제도 가이드라인과 주력상품에 대한 제재 적용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3분기부터 새 회계제도 연착륙을 위한 가이드라인 지도에 들어갈 예정이다.

1분기에 이어 상반기까지…생·손보 역대급 실적 계속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총합은 약 4조74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약 2조6200억원(신회계제도 미적용 기준)보다 54.47% 증가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증가한 1조2151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은 당기순익을 냈다. 이어 메리츠화재가 8390억원을 시현해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세를 기록해 당기순익 기준으로는 2위에 등극했다. DB손보와 현대해상은 각각 9181억원, 578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KB손보는 금융지주 실적 공개 당시 '리딩뱅크'를 가르는 역할을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KB손보는 올 상반기 5252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과 유사한 당기순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부동산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 매각 효과를 제외한 당기순익은 약 32.5% 늘었다.

KB손보는 상반기 동안 매 분기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거뒀다. 때문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차는 약 1650억원 정도로 좁혀졌지만 신한금융지주 내 소형 손보사 신한EZ손해보험이 13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그룹 간 격차를 벌리는 데에 일조했다.

이 외에도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1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37.89%늘어난 실적을 발표했다.

생보사들도 순익 증가세에 올라탔다. 업계 대표 3사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당기순익을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9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6307억원 대비 54.5%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신계약 실적 호조에 따른 견조한 보험서비스 손익개선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7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교보생명은 6715억원 증가했다. 이 외에도 신한라이프가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3117억원을 시현했으며 동양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2002억을 기록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호재가 아닌 회계상 착시?…하반기 전망 '불확실'

다만 생·손보업계 전반의 호실적이 올해 도입된 신회계제도 'IFRS17'로 인한 착시효과 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FRS17에 포함된 주요 지표 중 계약서비스마진(CSM)은 CSM은 보험계약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뜻한다.

실제로 빅5 손보사들의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익에 IFRS17을 반영할 경우 전년 대비 약 8~9%정도 증가하는 정도에 그쳤다. 업황이 개선되거나 특별한 호재가 있어서가 아닌 각 사의 계리가정이 낙관적으로 작용하면서 실적 호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생보업계에서는 '단기납 종신보험'이 화두로 올랐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해지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의 100%가 되는 기간을 10~30년이었던 기존 종신보험보다 짧은 5~7년가량으로 설정한 상품을 말한다. 최근에 개발된 상품군인만큼 판매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빈약해 기존 종신보험을 기준으로 해지율이 가정된 경우가 대다수다.

때문에 CSM을 기형적으로 불리는 것뿐 아니라 추후에 역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가정보다 해지율이 높아진다면 결국 이익이 줄어들어 CSM이 다시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개최된 삼성생명 컨퍼런스 콜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으로 인한 버블이 꺼지면 CSM 유지가 가능하냐"는 등의 질문이 이어져 삼성생명 측이 "(삼성생명의 단기납 종신 비율은) 시장 평균에 비해 낮은 점유율이며 삼성생명은 일반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지자 업계를 대상으로 계리 가정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특정 상품에 대한 감독에 나섰다. 일례로 운전자보험의 최대 보험기간을 20년으로 제한하거나 만 15세 이상 소비자가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에는 '어린이'라는 상품명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이들 상품은 만기를 지나치게 늘려 CSM을 늘린다는 비판이 존재했다.

이 외에도 금감원은 보수적 계리가정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 적용 시기와 관련 전진법을 원칙으로 하되 올해만 조건부로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소급 적용을 택한 보험사는 형평성을 위해 전진 적용과의 재무 영향 차이를 재무제표에 주석·경영공시 하도록 했다.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난달 27일 관련 설명회에서 "보험회사별로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회계변경 효과의 회계처리 방법에 대한 의견이 상이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이드라인 적용 회계처리 방법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고 새로운 회계제도 정착 과정에서의 혼란이 완전히 불식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험업계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평도 나온다. 한 보험업권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투자 수익률이나 장기인보험 등 각종 상품에서 수익은 날 것"이라며 "수익 증가 폭은 변동이 있겠지만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