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희토류만큼 귀해졌다' AI 반도체 가뭄에 美 스타트업 아우성

박종화 2023. 8. 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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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마치 황무지 같아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난 6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 개발 회사를 설립한 에릭 조나스는 뉴욕타임스(NYT)와 만나 AI 반도체 시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회사를 세우기 위해 시카고대 교수직까지 그만뒀지만 막상 회사를 세우니 AI를 구동할 반도체를 구할 수 없었다.

또 다른 AI 스타트업 다큐가미의 장 파올리 CEO는 "현재로서 AI 반도체는 희토류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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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급성장에 美·中 이어 중동까지 사재기
GPU 활용 클라우드 이용하려 해도 몇 달 기다려야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건 마치 황무지 같아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난 6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 개발 회사를 설립한 에릭 조나스는 뉴욕타임스(NYT)와 만나 AI 반도체 시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회사를 세우기 위해 시카고대 교수직까지 그만뒀지만 막상 회사를 세우니 AI를 구동할 반도체를 구할 수 없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64개만 구하면 됐지만 그마저 찾을 수 없었다. 지금은 조나스는 대형전산장치 공급사 등 반도체를 구할 수 있을 만한 지인들에게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AI 반도체 가뭄이 스타트업 업계를 덮쳤다. AI 반도체를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 스타트업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저성능 반도체를 여러 개 결합해 AI를 개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 스타트업들은 GPU 등 AI용 반도체를 구하기 위해 1년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 빅테크는 시장 지배력과 자금력을 앞세워 어떻게든 반도체를 구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은 조달 경쟁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직접 GPU를 구하는 대신 GPU를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몇 달 동안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AI 반도체가 씨가 마른 건 생성형 AI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학습시키고 구동하기 위한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미국·중국·유럽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까지 GPU 등 첨단 AI 반도체를 쓸어담고 있다.

AI 소프트웨어 회사 헤비아의 조지 시불카 최고경영자(CEO)는 “(AI 반도체를 구하는 건) 마치 마약 얘기와 비슷하다”며 반도체 공급선을 찾는 것을 마약상 찾기에 빗댔다. 현재 헤비아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H100을 구하지 못해 저성능 반도체를 여러 개 결합해 서버를 구동하고 있다. 또 다른 AI 스타트업 다큐가미의 장 파올리 CEO는 “현재로서 AI 반도체는 희토류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몇몇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투자금이 아니라 AI 반도체를 구하는 데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일부 스타트업은 AI용 반도체를 조달하고 있지만 대신 막대한 자금을 내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스타트업 인플랙션AI는 지난 6월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로부터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을 유치받았는데 이 가운데 95%를 GPU 구입에 쓸 계획이다. 다른 스타트업들은 인플랙션AI에 GPU를 나눠달라고 요청했지만 인플랙션AI는 자사가 쓸 것도 빠듯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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