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날리고 싶으면 여기에 투자?”…분식집·학원 사라진 ‘이곳’ [매부리레터]
“돈쓸 사람은 없는데 상가만 많네”
분양가 높아서 월세 감당 안되고
물가오르면서 소비 위축에
상가 분양자들 “세입자 찾습니다” 절규
“경기가 안좋잖아요. 쇼핑몰처럼 만든다고 상가를 이렇게 많이 지어놨는데 들어와서 장사할 사람도 없고, 돈 쓸 사람도 없어요.”(동탄 인근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기류가 감지되고 있지만 상가 시장은 정반대입니다. 특히 신축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공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높은 분양가와 치솟는 임대료,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장사할 사람도 없고, 돈 쓸 사람도 없다”는 것입니다. 노후보장 상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던 상가. 그러나 이제는 “돈 까먹으려면 신축 구분 상가를 사라”는 자조가 나옵니다.
이달 초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동탄 헤리엇 상가는 1층과 지하1층 대부분이 공실이었습니다. 이곳은 아파트 428세대, 오피스텔 2개동 150세대, 상가 235~303호실로 구성된 주상복합 단지입니다.
공실이 너무 눈에 띄어서 입주를 안한 곳인가 했는데, 이 곳은 이미 올해 초 입주를 끝냈습니다. 그런데 상가는 부동산 몇군데 빼고는 들어온 가게가 거의 없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가 400여가구인데 상가가 300호실이 넘으면 말 다했다. 상가가 많아서 공실이 더 커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곳은 당초 쇼핑몰 컨셉으로 상가를 지었습니다. 북유럽 감성의 스트리트 몰을 표방했습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면이 다 상가여서 임대료가 다 다르다. 분양가가 높아서 임대료 맞추기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전용 13평 기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50만~300만원 수준입니다. 위치에 따라 임대료는 차이가 있지만 1층 매물 기준 월세 300만원은 각오해야합니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8억~10억원대면 임대료는 300(만원)이상 받아야하는데 그 월세를 감당할 업종이 많지 않고, 분양자들은 갖고만 있어도 손해나는 구조”라고 했습니다.
임대료가 높으니까 세입자들도 안들어오고, 분양자들은 어찌저찌 못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내 상가를 많이 공급하면서 상가 과공급으로 인한 후폭풍이 오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 단지만 하더라도 2020년 청약때 세자릿수 경쟁률을 보인 곳입니다. 아파트 30평대 분양가가 5억원대였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청약 경쟁률은 치솟았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상제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깎아버리니까 건설사가 아파트에서 못채운 수익을 상가를 많이 집어넣어서 채웠다. 상가는 분상제 적용을 안받으니까 가격을 세게 매겼고, 많은 투자자들이 분양을 받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신축 아파트 구분상가를 10억원대에 분양받는다면, 금리 5%를 적용하면 매달 이자 410만원이 나갑니다. 월세를 400만원 감당할 업종은 많지 않기때문에 세입자 찾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작년부터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상가 대출은 5~7%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서민들 호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영향도 있습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사람들은 지갑을 닫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2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올 1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대형 상가는 0.03% 줄고, 소규모 상가와 집합상가는 각 0.14%와 0.11% 하락했습니다.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공실은 늘었습니다.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가 13.5%로 전 분기 대비 0.2%p 상승했고, 소규모 상가는 6.9%로 전 분기보다 0.1%p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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